짧은 이별도 참을 수 없는 아이들

by 이은주

발탈~

노을공원에서 하루 종일 함께 했던 꼬마가 폴짝 안기더니 발로 제 허리를 안습니다.
팔이 목을 감습니다.
아이에게서 나는 달짝지근한 땀냄새.
헤어지는 게 살짝 아쉬운 느낌. 아이들은 아주 짧은 이별도 참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어른들이 가끔 걸리는 사랑의 열병을 그들은 매 순간의 만남에서 획득합니다. 그리고는 곧 잊는데 그것은 아이들만의 특권입니다. 상호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고 일방적으로 받기만 해도 영원히 무상일 듯한 사랑.
낮동안 노을공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면 문방구에서 파는 장난감 눈알을 이마에 붙여서 세눈박이가 되거나 손등, 손바닥에 붙여서 서로 보여주며 깔깔거리는 놀이였습니다.
이오의 아이들은 제 곁에서 귀신놀이와 솔방울 인형 만들기를 하고 손자는 제 곁을 떠나 홍아와 배드민턴을 하며 보낸 시간. 서로의 아이를 따로 또 같이 돌보는 귀한 시간. 성미산 마을 사람들과 마포희망나눔이 마을에서 손자를 돌보아 준 약 3년 동안 2권의 사진집 번역과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었습니다.
솔방울 타조는 어제 방문한 평창 수목원에 있던 것을 따라 만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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