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을 서너 번 갈아타는 곳이 목적지인 경우 도쿄에서의 이동은 부담이 되기 마련이다.
약속된 장소는 2층 목조 건물이었다. 2학기 여름방학부터 나는 친구 소개로 주1회 한국어 교사가 되어 이노우에 선생님을 가르치기로 했다. 이노우에 선생님의 프리 스쿨은 주택가에 위치했고 역에서 걸어가는 동안 낮은 담 안팎으로 다양한 꽃들이 장식된 길이 펼쳐져 있었다. 드문드문 조각도 보였고 위트 넘치는 현관도 있었다. 지금까지 기억에 남는 현관으로 단연 1위는 고슴도치 모형이다. 현관 마지막 계단 위에 놓여있던 고슴도치는 가시가 구두솔처럼 뾰족한 솔이 빼곡하게 나와있어서 한눈에 흙묻은 구두털이용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도쿄살이 두 해를 갓 넘긴 내가 금방 떠올린 건 사람들이 들고 가면 어쩌지와 또 하나는 이렇게 깨끗한 거리에서는 불필요하겠구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마침내 그곳에 도착했다. 명색이 한국어선생으로 초대되어 갔으니 한국어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오! 들어오세요 이상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반기는 이노우에 선생님을 따라 안으로 들어서자 환한 빛 속에 있던 내 눈은 어두운 실내에 익숙해지기 위해 눈을 깜박였다.
깜박이던 눈이 익숙해지자 예기치 못했던 눈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다미 여덟칸에 놓인 긴 테이블에 호기심 가득한 눈들이 나를 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