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월 27일

by 꽃반지

문장에 들어갈 부사 '너무'와 '매우' 중 하나를 열심히 고르다가, 굳이 이렇게까지 고심할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어차피 뜻은 전달되고 문맥에 어긋남도 없으니 그냥 둘 중 하나 갖다 쓰면 될 텐데. 근데 그렇게 해버리면 이 일의 묘미가 사라진다. 읽는 사람은 몰라도 나는 아니까. 아무 거나 갖다 집어넣고 나면 나중에 내내 후회하게 될 테니까. 배우들은 일상의 순간 속에서도 자기를 살핀다고 한다. 예를 들면, 울다가도 '내가 울 때 어떤 근육을 써서 울고 있지?' 하고. 어떤 배우는 그런 순간에도 자기를 관찰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싫어질 때가 있다고도 했던 것 같은데. 그냥 울어버려도 상관없지만 혼자만 아는 근육을 섬세하게 사용하면서, 좀 더 잘 울려고 하는 배우처럼, 나도 혼자만 아는 문장의 리듬을 좀 더 다듬어본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때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이 멋있는 거니까. 적어도 나에게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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