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사이, 두 번이나 서울을 떠난다. 오늘은 저 멀리 춘양이라는 곳으로 간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라 휴가를 내면서도 내가 진짜 가게 되려나, 싶은 마음이었는데.
아침 일곱 시에 첫 버스를 타야 해서 새벽 네 시에 일어나 다섯 시 반 경에 서둘러 집을 나섰다. 작업복과 장화를 챙겨 오라는 말에 백팩에 꾸깃꾸깃 넣어보다가 캐리어를 꺼냈다. 엄마 장례식장에서 쓴 후로 딱 1년 만에 꺼낸다. 그 외에도 챙길 것이 많았다. 세면도구, 수건, 요가복-마땅한 게 없어서 대충 챙기긴 했는데 생각해 보니 신축성이 없는 옷 같다-가는 길 오는 길에 읽을 책... 헤드셋은 충전해 두고는 깜빡했다. 헤드셋이 없을 때는 잘만 살았는데, 이젠 없으니 막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