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람없는 일기가 백개가 넘었다. 하루에 두 개씩 쓴 날도 많으니 시작한 지 백일은 채 되지 않겠지만, 그 어디쯤 될 것이다. 처음에는 하루에 한 문장이라도 쓰자, 한 문장을 간신히 써놓고 쓰는 인간인척 하자, 라는 알량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독자 입장에서는 매일 울리는 새 글 알림과 그저 무상한 일상의 나열이 혹여 공해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도 없지 않았으나, 그 마음은 내버려 두었다. 하루를 세 줄로 압축해보겠다는 처음의 다짐이 무색하게 어떤 날의 일기는 몹시 길고, 또 어떤 날의 일기는 몹시 짧다. 어떤 날은 유독 길게, 또 다른 어떤 날은 유독 짧게 느껴지는 것처럼. 잊고 쓰던 일기가 하루하루 거듭될수록 챙겨 쓰는 일기로 변했고, 이것에 무려 '아침 연재'라는 이름을 붙여 아껴읽는 마음도 있는 것으로 안다. 아껴읽는 마음 앞에선 무람없다는 말이 무색하게 들여 쓸 뿐이다. 시간과 마음 모두를. 어제 문득, 읽기 쉽고 잊기 어려운 문장을 쓰고 싶다는 대단한 욕심이 일어 기록해두었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얇아졌다. 곧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