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는 아침을 먹지 않지만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몹시도 배가 고파 주스를 한 컵 마셨다. 그랬더니 더욱 배가 고파서 고열량의 바 하나를 서서 다 먹고, 그래도 배가 고파서 과자 봉지를 뜯었다. 지금 나가야 하는데. 곁눈질로 시계를 흘끗흘끗 보면서 선 채로 먹었다. 하나만 먹자 하던 것이 세 개가 되고 세 개만 먹자 하던 것이 반 봉지를 다 먹을 때까지 초조하게 서서 와작와작. 남은 반 봉지의 유혹을 겨우 뿌리치고 올라탄 전철은 여전히 붐비고, 앉은 사람들은 머리를 앞으로 숙였다가 들었다가 하며 잠에 빠져있었다.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출근길 전철에서 꼬북칩을 와작와작 먹던 남자가 문득 떠올랐다. 발 하나도 디디기 힘들 정도로 붐비는 전철 안에서 기어이 꼬북칩을 먹던 그 사람. 그때는 참 대단한 꼬북칩 사랑이다 싶었는데, 회사 가는 내내 집에 두고 온 과자가 생각나는 걸 보니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그 사람도 출근시간에 쫓기며 현관 앞에 선 채로 꼬북칩을 뜯었다가, 하나만 먹자 세 개만 먹자 하다가 결국은 출근길에서까지 먹게 된 것인가. 나도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출근길 전철에서 과자를 먹었을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