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3일 계속

by 꽃반지

퇴근 후에 집을 보러 다녀왔다. 눈 화장을 예쁘게 하고 라면과 과자를 많이 먹는 내 또래 여자가 사는 방이었는데, 필요조건이 얼추 맞다 싶으면서도 집에 돌아오니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져서 엉엉 울었다. 얼추 맞다는 건 내 입장에 딱 맞는 게 하나도 없다는 뜻이었고, 그동안 상황에 적당히 맞춰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그렇지 않겠나 했지만 여전히 그렇게 살아갈 일이 지레 힘들었던 것 같다. 현재를 담보로 원하는 미래를 유예하면서 앞으로는, 앞으로는, 하고 좀처럼 닿지 않을 미래를 향해 손을 뻗는 삶. 살고 싶은 동네에 살고 싶다는 바람조차 사치가 되고 허영이 되는 현실이 오늘따라 왜 이렇게 서러운지.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오늘은 그냥 내 입장만 생각하고 싶다. 눈물이 그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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