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엔 보통 유튜브 대본 작업을 한다. 후보로 뽑은 열댓 개의 레시피를 뒤적이면서 과정을 복기하고 모르는 게 있으면 모았다가 스님께 여쭤보는 과정도 거친다. 정보가 정확하고 간결하게 순서가 짜여있어야 촬영이 순조롭고 편집자가 일하기도 한결 낫다. 며칠 전엔 영상 속 나를 보다가 '참 열심히 산다'싶은 생각이 들었다. 끝 맛이 쓴 동정이나 자조라기보다는, 그냥 저 사람을 멀리서 놓고 봤을 때 어떻게든 열심히 사는구나 싶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책 쓰고 영상 작업하는 게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닐 테니까. 이젠 유튜브까지 하는 나를 보면 사람일은 참 알 수가 없다 싶다. 처음에 책을 쓸 때는 사진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원고를 정리하다 보니 글의 이해를 돕고 사찰음식의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사진을 골라 싣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출간 후엔 사진 속 음식에 대한 독자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왔고-진짜 맛있냐, 먹어보고 싶다, 고기가 안 들어갔는데 무슨 맛이 나는지 궁금하다, 레시피를 알고 싶다- "시간 되시면 사찰요리 배워보세요"하고 퉁칠 수도 있는 것을, 다시 내 책을 교재 삼아 레시피 영상까지 찍고 있으니.
김소영 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를 읽으며, 어린이들과 함께 어울리며 특별하고 독특한 시선을 쌓아 올릴 수 있었던 작가가 부러워졌다. 나는 뭐 이런 경험 없을까, 하고. 책장 가득 꽂힌 레시피 파일을 매일 마주하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다니 사찰음식이 알면 섭섭해할 일이다. 사찰음식이라는 세계가 이렇게 내 옆에 떡하니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