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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마신토끼 Mar 14. 2022

4시에 일어나기도, 5시에 일어나기도 합니다.

한번쯤은 늦게 시작해도 괜찮다.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면서 느껴보았던 새벽의 고요함과 적막감이 좋아서 출근전 오롯히 나를 위한 시간을 누리려고 평일에는 4시에 자리에서 잘 일어나는 반면에

주말은 새벽 4시가 아닌 5시반이나 아니면 6시에 눈이 떠지곤 했다. 손목에 워치를 차고 자는대도, 이상하게 주말에는 평상시보다 더 늦게 일어나게 되는 이 아리송한 일. 오롯히 하루종일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게 주말이니, 평상시처럼 새벽 4시에 일어났다면 더 많은 일을 혹은 더 여유롭게 하루를 보낼 수 있었을텐데.


그나마 좀 다행인건, 5시나 6시에 일어나는게 알람이라기 보다는 나 많이 잔 느낌인데? 하고 깬다는 거 일지도 모르겠다.


이번 주말 아침. 눈 떠보니 새벽 5시. 분명 4시 알람이 울렸을텐데, 핸드폰을 보니 알람이 맞춰져 있는 상태 였다.  

껐는지 어쨌는지 기억도 안나는걸 보니 잠결에 알람을 끈 모양이였다. 어쩜 이런건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건지 참…

비몽사몽한 상태로 거실로 걸어나가  따뜻한 물 한잔을 들고, 베란다 문도 활짝 열고서는 거실 탁자 서랍에 있는 인센스 스틱을 꺼내어 불을 붙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추워서 베란다 문을 열려면 온 몸을 담요로 돌돌 감은채 겨우 환기 시킬 정도만 열고 후다닥 닫았다면, 요즘은 따뜻해진 날씨 덕택에 창문을 여는게 그렇게 힘들지만은 않다. 덤으로 피어오르는 인센스 모습을 바들바들 떨지 않고 멍하니 바라볼 수 있다는 것도.


나름 늦게 일어났지만, 그래도 새벽 4시에 일어난것 처럼 요가와 명상, 짤막한 영어 스피킹을 이어나갔다.

평상시 같았다면, 몇개는 SKIP하고 후다닥 움직였겠지만, 오늘은 주말이니 평상시보다 여유롭게 중간중간 텀을 두면서 하나씩 하나씩 루틴을 이어나갔다.


미라클 모닝을 연달아..까지는 아니더라도 나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면서 느낀 사실인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나에게 너그럽게 대하고 있더라는 점이다.

예전같았다면, 이시간에 이걸하고 저시간에 저걸해야하는데.. 라며 내가 나를 독촉하면서 강박적으로 주말을 바삐 움직였다면, 지금은 ‘굳이 이시간에 이걸하지 않아도 돼. 괜찮아’ 라며 내가 나를 다독다독 거리며 하나씩 하나씩 해내가며 움직이고 있었다.

이게 오롯히 미라클 모닝의 영향인지 아니면 한해한해 지나가면서 굳이 그렇게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시간의 연륜인지 까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내 생각에는 미라클 모닝을 실천했기에 나에 대한 강박도, 조급함도 한발, 한발 멀어지게 만드는 힘을 나름 길러 낸거 아닐까 싶다.

그래, 하루쯤은 계획에서 어긋날 수는 있다며 그렇게 내가 나에게 말을 건네듯이 중얼거리면서 말이다.


재택을 하는 요즘, 4시에 일어나기도 5시에 일어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침대에서 잠과 타협하며 꼼지락 거리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나에게 조용한 칭찬을 건넸다.

‘그래, 오늘 하루는 또 이렇게 시작하면 되는거지 뭐.’ 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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