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도전을 못하는 건 어쩌면.
요즘은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재독 중입니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일은 여러가지 이점을 주기도 하는데, 예를 들자면 처음 읽었을때는 스쳐지나갔던 구절을 발견한다던가, 처음 읽었던 그때당시에도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을 다시 발견하고 그 문구에 반한다.. 랄까요
이번에 재독을 시작한 책은 독서 모임때 선물받았던 책인 '인생학교 일' 이라는 책 입니다
선물 받았을 당시에는 왜 이 책을 선물로 줬을지도, 이 책의 내용도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와닿지 않았기에 읽다가 덮어버린 녀석이였죠. 이 책을 재독하기로 했을때도 그저 제가아는 '종이책'의 질감을 느낄수 있다는 책과는 전혀 상관없는이유로 선택 했을 만큼 책에 내용에 크게 관심이 없을 정도 였어요
그렇게 읽다가 마음에 드는 이 구절을 발견하게 됩니다
얼마나 마음에 들었던건지 모르겠지만, 가끔 그런거 있잖아요
평상시에는 글 한자락도 떠오르지도 않던 머리가 어떤 문장이나 문구를 보자마자 쓰고 싶은 내용이 촤르르르륵 펼쳐지는 그런 순간 말이에요.
처음 읽었을때도 책에 있었을 그 구절이 그때가 아닌 지금 재독하는 이 시점에 저에게 그런 영감을 주는 구절이 되었다는게 참으로 놀라울 정도랄까요.
그녀의 생각은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매몰비용'의 함정과 비슷하다
이 책에서는 여러 사례들을 들며 '일'에 대해서 설명해주고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이 문구 앞선 사례는 많은 시간을 투자했지만 막상 변호사가 되고나니 일에 회의를 느끼고 변호사라는 직업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그동안 쏟아부은 시간이 너무나 아까워서 쉽사리 포기 하지 못했다 내용이였습니다.
저자는 이 사례를 들면서 그 직업을 이루기 위해 투자한 시간을 포기 못하는 상황을 '매몰비용'에 비유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 매몰비용이 비단 저 변호사 예시에만 국한 되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저 역시, 이전에 했던 걸 뒤로 하고 다른 길로 나아가고 싶지만 그럼 그동안 투자했던 내 시간들이 너무나 아깝더라구요. 정확히 말하자면 아깝다기 보다는 그동안 내가 했던 그 모든 시간과 노력이 '쓸모없음'으로 결론지어 질까봐 무서워서 였습니다.
하루의 2/3을 보내는 일. 하지만 일에 대한 만족감이 충족되지 않고, 그저 하루하루 버티기에 바쁜 나날들
다른 일을 해보고 살고 싶지만 지금 당장 바꿀용기도 없어요.점점 마음이 허전해져가지만 어찌할 방도가 없어요. 그럼 이 허함을 어떻게 채우게 될까라는 생각까지 이르렀을때, 아 어쩌면 - 그래서 그랬나보다 하는 예전의 제 행동이 생각 났습니다. 바로 '쇼핑' 이요
지금 하는 일이 만족스럽지 않아. 하지만 이 일을 하기 위해서 투자한 시간과 내 노력을 뒤로하기에는 용기가 없어. 점점 공허해지는 마음을 달랠 방법은 뭐가 있을까.
그리고는 찾았죠. 그 공허해지는 마음을 달랠수 있는. 매몰비용이 비교적 적은 '쇼핑'을요
쇼핑이 왜 매몰비용이 적은지, 이게 지금 앞에서 한 말과 어떤 연관이 있나 싶으시겠죠?
제가 한때 쇼핑에 열과 성을 다할때가 있었습니다. 쇼핑하고 택배가 오는 걸 기다리는 순간이 택배가 도착하는 순간보다 더 설레기도 했었죠.
쇼핑을 하고, 택배가 오고, 뜯고 , 만족감 혹은 실패감과 함께 다시 쇼핑에 도전하는 그 반복되는 순간들이 일을 바꿈으로써 치룰수 밖에 없는 커다란 매몰비용 보다 매우매우 작은 매몰비용이였던 거에요.
저는 그렇게 일에서 오는 허전함과 공허함을 쇼핑으로 메웠던 거죠. 그런식으로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큰 매몰비용을 작은 매몰비용으로 대체 하면서 말이죠
지금은 어떠냐구요?
지금도 역시 하고 있는 일은 저에게 안맞다고 생각해요. 언제나 회사를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쇼핑외에 다른 방법으로 풀고 있어요. 글을 쓰고 영상을 찍으면서 말이죠.
일에 대한 만족감이 적다보니 저는 여전히 만족감을 찾으며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닙니다. 다만, 이전과 다른점은 그 허전함을 작은 매몰비용이 쇼핑이 아닌 지금 하는 일의 매몰비용을 기꺼히 감수할 수 있는 용기를 불어넣을 힘을 기르는데 몰두하고 있어요.
그리고 언젠가는 지금 하는 일의 매몰비용보다 불어넣고 있는 용기가 커져있는 순간들을 상상하며 하루하루 보냅니다.
언젠간, 저도 용기를 내고 매몰비용을 마주하는 날이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