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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Nov 29. 2024

크리스마스와의 만남은 백화점에서

다른 곳은 쓸쓸하니깐...

'크리스마스'의 사전적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기념일로, 영어로 그리스도(Christ)의 미사(mass)를 의미하는 법정공휴일(출처: 네이버)이다. 기독교에서는 예수님의 탄생일로 축일이고, 비기독교인에게 법정공휴일로 즐거움을 주는 날이다. 종교를 떠나 남녀노소 구분 없이 즐거운 날이 아닐까?


나에게 크리스마스의 기쁨이란 어렸을 적 엄마가 몰래 양말에 넣어주셨던 '초콜릿'을 한 칸 한 칸 부러 트러 먹었던 달달함과 (분명 가나초콜릿은 아니고 소라색 포장지였던 거 같은데 이름이 기억인 안 난다 말이지) 뚜껑을 열면 가득 차 있던 '과자 종합선물세트'였다. 


시간이 흘러 한참 성당에 열심히 다녔었을 때 크리스마스는 곧 미사

추운 날 12월 24일 자정미사 드리고 받는 찹쌀떡이 그렇게 꿀맛(어쩌다 보니 쉬는 교우이지만, 다시 나가야지 나가야지 백만 번째 결심 중)


우와 하고 진짜 이건 크리스마스다 하고 느낀 건 

2007년 독일 여행에서 본 크리스마스 마켓이었다. 

여행 간 날짜가 9월임에도 불구하고, 크리스마스에 진심인 나라인 듯 

뮌헨과 슈투트가르트 곳곳에 정말 넓~고, 이쁘고, 집에 데리고 가고 싶은 아가들이 너무 많았다. 

예산과 캐리어가 허락하는 한도에서 사다 보니 조금밖에 사진 못했던 그 물품들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해외를 못 가는 나의 형편을 알아서 그런지 최근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시즌 때마다 

엄청난 마케팅을 퍼붓는다. 물론 나는 대문자 ' I' 이기에 주로 인스타에서 올라오는 이쁜 그림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꼈다.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독일에서 느꼈던 그런 크리스마스 느낌을 받고 싶었는지, 갑자기 모 유명 백화점 크리스마스빌리지를 방문하기로 결심했다. 

주말에 부천에서 서울까지 두 아이들을 데려갈 생각 하니 왠지 극기훈련 같을 거 같고, 

신랑에게 슬쩍 연가를 권유했으나 대차게 거절당한 나는 '까이껏 혼자 가자' 하는 충동성으로 월욜일 급 

여의도로 향하는 전철에 몸을 태운다. 



11시 반 현장예약 QR에 미친 듯이 접속하여 떨리는 손으로 정보를 입력하고 68번을 겟

'그래 이 정도면 선방이지'라는 기쁨 마음으로

백화점 5층을 하염없이 돌다 14분 만에 입장 안내톡을 받았다.


아 그러나 내가 너무 인터넷을 대충 본 것일까?

월요일엠도 불구하고, 텐트 안을 구경하려면 생각보다 긴 시간 대기를 해야 했다.

앞 뒤로는 젊은 커플이거나, 친구들과 동행하거나, 가족들과 왔는데

무엇이 그리 급하다고 혼자 온 나는 그 줄에 서 있는 것이 참으로 외롭고 고독했다. 

서둘러 마켓만 훑어본 나는 

멋들어지게 장식한 곰인형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출구로 향했다. 

기대와 달리 실망스러움이 컸던 건, 예전 그 독일 마켓에서 봤던 그 모습들이 아니어서 그렇지 않을까?

좋은 추억은  삶에 환상과 기대를 한 스푼 얹어 주니깐.. 


빌리지 마켓이서 파는 크리스마스 물건들

 


명동의 S백화점은 미디어파사드가 유명하다고 하던데, 

여기도 가면 또 실망이 가득할까 봐 방문을 망설이고 있다. 

나의 방문 목적이 진짜로 보고 싶어서 인지, 

남들 가는 곳 하는 것은 다 따로 하고 싶은 심리 때문이지 고민해 가며

크리스마스 지나면 25일과 26일에 겪는 허탈한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하나 생각하며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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