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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Nov 30. 2024

난 눈 내리는 날이 무섭다

장거리 출퇴근자의 서러움

도 단위 소속의 나는 근무지가 들쑥날쑥한다.

광명-과천-김포-과천-화성-김포

그럼 내가 사는 곳은?


부천시이다.

집에서 직장까지  편도거리가

7.2km-28km-26km-22km-55km-22km

대중교통으로 환승은 1~2번은 기본이고,

버스 운행시간이 1시간에 2~3대

아예 대중교통으로 갈 수 없는 근무지도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이 20대부터 자차를 소유하여 운전을 시작했다.

엄청난 몸치였던 나는 뭐든 한 번에 통과하는 법 없이 간신히 운전을 시작했으며

도로주행 강사님의 "이렇게 젊은 사람이 이렇게 운전 못한 건 첨 봤어요"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자잘한 접촉사고로 공업사와 보험회사의 매출에 일조했던 나는 어느덧 운전 20년 차이다.

(차마 베스트드라이버라고는 못 하겠으나 김여사는 아님을 밝힌다)


운전 20년 차도 두려워하는 날이 있으니 바로 폭설이 내리는 날!!

퇴근길에 하늘이 멀쩡하여 운전을 시작했는데,

터널을 지나자 눈이 내리기 시작하더니,

터널을 하나 더 통과하니 눈발이 엄청  거세졌다.

난 터널만 나온 건데 다른 차원으로 타임루프한 것도 아닌데 왜 날씨가 이따위인지.

그날 퇴근길 1시간 반 걸리는 그 길을 3시간 넘어 간신히 집에 도착했다.

차가 고속도에서 휙 미끄러지는 느낌에 다리에 힘을 너무 줘 절뚝거리며 차에서 내렸다.

지하주차장이 없는 우리 아파트는 눈을 제 때 치우지 않으면,  눈 치우다가 회사에 늦을 수도 있다.  

그 뒤로 폭설이 내리면 난 도로가 너무 무섭다.

11월에 내린 첫눈이 경이로운 폭설을 기록한 올해.

이번 겨울 모든 운전자들의 안전 운행을 빌며

정기적으로 차량정비하여 제발 출퇴근 시간에 고장 나는 민폐를 끼치지 말자.

눈 쌓인 풍경은 아름답다. 마치 강 위에 백조가 유유히 떠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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