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 18.) 다섯 번째 과제 후
다섯 번째 주제는 "최근에 겪은 인상적인 사건이나 사람"이었다.
드디어 현재로 돌아왔다. 과거가 아닌 최근의 사건이다. 무엇을 쓸까? 요새는 특별한 일이 없는데... 고민하다가 최근 '집들이'를 했던 일화를 적었다.
다 쓰고 나니, 내 글에 욕심이 그득그득 붙어있는 것 같았다. 나 혼자 떠들썩했구나 싶었다. '잘 쓰고 싶은 욕심'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것 같아서 민망했다고나 할까? 아마도 지금 내가 그런 마음인가 보다. 한편으로는 잘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뭐 나쁜가?! 싶다. 그래서 또 깨우치고 성장한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내가 쓴 글을 너그럽게 봐주려고 한다.
그러고나니, 다른 수강생들의 글에 대해서도 더 관대하게, 그리고 배운다는 자세로 읽었다. 구체적으로 어디가 어떻게 좋은 지 찾아보았고, 뭉개졌거나 끊긴 부분들을 발견하려고 했다. 많이 감탄했다. 부러움과 시기보다는 멋지다는 감탄!
교수님이 내 글을 보더니, 강조를 좀 더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받은 건 나 또한 이번이 처음이었다. 내 글은 어떤 걸 표현하는 지를 여러 번 읽어야 나온다고 했다. 독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내 생각을 더 강조해야겠구나. 싶었다.
그때 썼던 다섯 번째 과제
https://brunch.co.kr/@writer-kang/20
나는 올해 휴직을 선택했다. 지금껏 달려온 나에게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동안 막연하게 꿈이라고만 여겼던 글을 쓰려는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은연중에 글쓰기를 이 직업의 탈출구처럼 여겼다. 그래서 조바심이 났다. 더 잘 쓰고 싶었다. 흔치 않은 기회니까, 1년 안에 무슨 결판을 봐야겠다는 욕망도 마음 깊숙이 있었다.
욕심이 그득했던 과제를 제출하고 나니, 문득 이건 교사로서의 나에게도 소중한 경험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매 시간 목표를 향해 동기유발-전개-정리 활동을 고안하는 수업준비와 글쓰기는 닮은 구석도 많다. 한참 휴직여부를 고민했을 때, 지인이 휴직하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내게 물었다. 그 질문에 대답하던 내 눈빛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당시의 나는 무슨 결과같은 건 떠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내게 시간이 주어진다면 하고 싶던 것들을 쏟아냈다.
그러니까 이 시간 동안 내 일상도 즐겁게 충전하면서, 꾸준히 쓰고 싶다. 다시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도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쓰는 내가 즐거우면 읽는 사람도 즐거울 것이라 믿는다. 그렇다고 내 상처를 피하지 않으려고 한다. 나의 교직 이야기의 팔할은 즐겁고 신나기보다는 넘어지고 다시 걷고 또 부딪힌 흔적과 조각들이다. 나는 서툴러도 부딪힌다. 부딪히면서 부단히 나아왔다. 글쓰기에도 그걸 믿어 보련다.
선생님으로 살았던 나를 정리하고 싶었다. 그동안의 내 경험을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눈빛으로 봐주려고 한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장과 자조적인 분위기에 회의감을 느꼈다. 힘들어서 잠시 쉬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날을 어떻게 볼 지는 나의 선택일 것이다. 초라하다 여기지 않겠다. 그것이 나에게도, 내가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에게도, 현장에서 애쓰는 동료들에게도 예의인 것 같다.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나의 눈빛' 이게 내가 가장 먼저 쓰고 싶었던 교직 에세이의 밑바탕이고,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