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nghai Checklist: 상하이에서 하고 싶은 30가지 일들
도시 재생 프로젝트가 한창인 상하이에는 옛 건물을 그대로 살려 요즘 감성으로 재탄생되는 아름다운 공간이 많은데 대표적인 곳이 록번드와 장위엔(이하 장원)이다. 19세기 중반부터 형성된 상하이 특유의 주거 양식인 '스쿠먼'을 보존해 세련된 요즘 콘텐츠를 입힌 장원. 우리가 간 날은 마침 봄햇살이 막 시작되고 있었고 햇살을 만끽하며 장원의 골목골목을 걸을 때는 올드 상하이 어딘가를 헤매는 기분 좋은 착각이 들기도 했다. 스쿠먼은 말 그대로 '돌(石)로 테두리를 두른(库) 문(门)'이라는 뜻이지만 사실 단순히 대문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가옥 양식 전체를 의미한다. 보통 2~3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집 내부로 들어서면 하늘이 뚫린 작은 마당이 나온다. 화강암으로 만든 아치형의 문틀과 창틀 곳곳에 새겨진 유럽풍 문양은 동서양의 조화를 뚜렷하게 보여주기도. 사실 장원의 앞선 모델은 상하이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거쳐가는 신천지 지역이다. 스쿠먼 외관은 그대로 보존하되 내부는 현대적인 레스토랑, 바, 갤러리로 개조해 수많은 관광객들을 매료시키는 방식. 이번에 가보니 과거 신천지의 영광(현재 신천지는 너무 상업화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을 장원이 그대로 물려받았다. 스쿠먼 공간 안에 브랜드 스토리를 입힌 루이비통과 디올, 아디다스와 블루보틀은 그 자체로 고풍스러운 힙, 그 자체다. 여행자들이여, 장원에서 마음껏 길을 잃어봅시다!
그나저나 세계 스페셜티 커피의 대표주자로 '커피계의 애플'이라 불리던 '블루보틀'이 중국 자본에 넘어간 것을 아시는지? 바로 중국 스타벅스인 '루이싱 커피'의 대주주이자 운영사인 센추리엄 캐피털이 올해 블루보틀 전 세계 매장 운영권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베이징살이 첫 번째 해였던 2017년 처음 런칭한 루이싱 커피는 20년 대규모 회계 부정 이슈로 중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심지어 미국 나스닥에서 상폐를 당했더랬다. 이후 그렇게 사라지겠지 싶었는데 공격적인 마케팅을 쭉 이어가더니(중국에 사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겠지만 매일 엄청난 쿠폰을 뿌린다, 이래도 안 마셔? 느낌) 23년에는 스타벅스를 꺾고 중국 내 1위 커피 기업이 됐다. 그것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블루보틀을 인수했다니 중국 자본의 힘은 정말이지 무섭다. 참, 루이싱 커피는 23년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아는 중국 주류 브랜드 마오타이와 협업해 '마오타이 라테'를 출시했는데 하루에 1억 잔이 팔리고 당시 SNS는 마오타이 로고를 두른 커피 한 잔으로 도배됐다. 중국의 소비력도 무섭다, 무서워.
매일 걷고 매일 쓰는 도시산책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