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먼저 밝히고 시작하지만, 마블빠입니다. 마블 로고와 그 음악으로 시작하는 영화들은 어지간하면 무조건 재미있다고 믿는 사람이죠.
#. 놓쳤던 개봉작<샹치 : 텐 링즈의 전설>를챙겨 봤습니다.
#. 다 보는데 한 달 가까이 걸렸습니다. 세 번인가 네 번인가 끊어 봤어요. 한 열 편짜리 대하드라마 본 느낌.
#. 오프닝에 무려 양조위가 바로 나옵니다. 고대 중국 무사의 모습으로. 세월의 흔적이 꽤 느껴지는 모습이 살짝 서글프지만 역시 미중년, 여전히 멋있어요.
#. 근데... 위 스틸 사진 장면쯤에서 도저히 못 볼 거 같아 첫 번째로 껐습니다. 주인공샹치의 부모인 저 두 사람이 처음 만나 숲 속에서 대결을 펼치는 회상 장면인데, 정말 시공간이 오그라드는 느낌. 물론 개인적 느낌입니다. 실내 세트장 느낌이 폴폴 나는 어색한 공간, 과한 CG로 발라진 화려한 동양풍의 숲, 무엇보다 실전적인 타격감이라곤 1도 없는 저 발레 동작 같은 무술 씬들이 정말 지켜보기 힘들었어요. 그런 생각은 들었죠. 아 딱 서양인들이 생각하는 간지 나는 무술 씬의 느낌은 저런 거구나,라고.
내 말이
#. 그래도 이후 내용들은 또 궁금했어요. 솔직히 주인공 샹치가 누군지, 뭐 하는 캐릭터인지 정말 관심이 안 가지만 악역인 양조위만큼은 끝까지 또 멋있게 나온다고 해서. 다시 이어서 감상 도전.
#. 샌프란시스코 트램 버스에서의 격투씬은 신선했습니다. 일부 평을 보니 그 장면 하나 보면 다 본 거라 하더군요. 계속 이어 보는데, 주인공 일행들이 또 동양으로(마카오인가?) 갑니다. 제발 좀 나오지 말았으면 하는 설정들이 주르륵 이어져요. 비밀스러운 격투기 대회장, 닌자 같은 복장의 자객 집단, 어디 티베트 같은 산속 비밀 사원, 각 맞춰 똑같이 무술 연습하는 수련생들. 심난해집니다.
#. 중딩스런 대사들만 계속 늘어놓는 정 안 가는 캐릭터들, 너무나 뻔한 전개, 이젠 지겹기까지 한 무술 격투씬들 때문에 내내 이런 표정으로 영화를 지켜보다가
언제 끝나냐 이거
#. 결국 두 번째로 또 껐습니다.
#. 단평으로 응징하겠단 강한 열망으로 얼마 전 다시 또 재생. 마침내 다 봤습니다. 토닥거려 주고 싶었어요, 저 스스로를. 보통은 그냥 잊고 지나갔을 텐데 좀 색다른 의미로 단평을 쓰고 싶었습니다. 이거 왠지 나쁜 여자한테 이상하게 끌려들어가는 느낌.
#. 이런 총체적 난국 속에서도 빠져들듯한 눈빛과 쓴웃음이 끝까지 매력적이었던 양조위당신은, 도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