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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iya Mar 03. 2023

슬기로운 목차 공부법(2)

직춘기 진행 중_3

  드디어 쓰게 되는 신용분석사 합격 후기다. 부끄럽지만 4수 만이다. 입사 이후 치렀던 수많은 자격증 시험들 중에서 최장 기간이 소요됐다. 2021년 6월 12월 50회 시험, 10월 16일 51회 시험에서 불합격했다. 6월 시험에서 한 과목이라도 합격을 했더라면 이 시험의 쓴맛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6월 시험에서 떨어졌지만 자신감을 얻은 나는 10월 시험에 응시했고 정말 쓴맛을 봤다. 어떻게 수능을 보고 대학을 졸업했을까 싶은 자괴감까지 들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회사 일정 때문에 시험 응시를 못하다가 2022년 10월 22일 54회 시험을 앞두고 다시 마음을 잡았다. 그때 1부 시험을 합격했고, 이번 2023년 2월 18일 55회 시험에서 2부에 합격하면서 드디어 신용분석사라는 자격증 옆에 황금 메달이 달리게 됐다.


합격자 발표일 9시 20분쯤 되면 이렇게 금메달이 달린다고 한다.

  투자한 비용도 상당했다. 첫 시험이었던 2021년 6월 시험을 앞두고 인터넷 강의를 비용이 비싼 ‘환급반’으로 끊었다. 나의 근거 없는 자신감을 대변하는 아주 화끈한 결정이었다. 어찌 됐든 보기 좋게 탈락했고, 그 이후 또 다른, 1/4 가격의 저렴한 인터넷 강의를 끊었다가 너무 바쁜 회사 일정 탓에 단 한 강도 듣지 못하고 화끈하게 날려버렸다. 한국금융연수원에 낸 응시료는 또 어떠랴. 합격을 했으니 결산을 해보자. 2019년 6월 8일 44회 시험 결시, 2020년 2월 22일 46회 시험 4만 원 전액 환불(당시 응시료는 5만 원이었는데 전 과목 최초 재응시 때 20% 감면이 됨), 2022년 2월 19일 52회 시험 결시, 2022년 6월 11일 시험엔 6만 원 중 3만 원을 환불받았다.


  투자한 시간은 말해 뭐 하랴. 정리본만 해도 여러 개, 문제집도 여러 개다. 막상 시험에 합격하고 나니 ‘붙을 때도 됐다.’는 느낌이다. 빨리 시험에 합격해야 책장 1단의 절반을 차지하던 수험서를 버릴 수 있었는데 드디어 책장을 정리할 수 있어서 그게 가장 좋다.


시험을 준비하면서 만들었던 요약본. 요약본은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반복해서 보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요즘엔 이렇게 요약본을 태블릿으로 만들고 있다. 종이에 펜으로 필기하던 걸 고수하던 시절에는 가운데 있는 정리 방식을 가장 애용했었다. A4 종이를 저렇게 4등분으로 접어서 중요 내용들을 요약하곤 했다. 하지만 이렇게 정리하는 방식은 그리 어렵지 않은 내용, 단순 암기 내용을 정리할 때 유용한 방법이다. 전혀 모르는 공부 내용을 처음부터 정리하는 거라면 맨 오른쪽의 방법처럼 목차를 적고, 나의 언어 혹은 키워드들로 내용을 정리하는 게 더 적합하다. 맨 왼쪽의 방법은 공식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아 타이핑한 파일에다가 필기를 했다. 이렇게 각기 다른 방법으로 내용을 정리했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복습’이다.^^


  입사하고 정말 수많은 시험을 치렀다. 회사 내부 시험, 자격증 시험 등을 합해서 말이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수능만 치면,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만 하면 시험의 늪에서 벗어날  알았다. 입사 8 차를 맞이하고 나니 퇴사하기 전까지는 시험에서 벗어나지 못할 듯싶다. 게다가 올해 대학원까지 진학했으니   했다. 대학원을 등록하고, 수강신청을  때만 해도 몰랐다. 개강을 하고 나니 중간고사, 기말고사, 과제 일정이  잡혀있을 줄이야. 어쩌면 당연한 일인데. 어쨌든 나는 정말 ‘망각하는 인간이다.  망각 덕분에(?) 계속 시험을 치고, 공부를 하고 있다. 시험 기간에는 시험공부가 싫은데, 합격하고 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다른 시험을 찾으니 말이다.


  당분간 다가 올 시험들은 그래도 부담이 덜한 대학원 시험들이다. 자격증 시험만큼의 부담은 확실히 없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과제 등으로 만회할 기회가 있으니 말이다. 졸업만 할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물론 말은 이렇게 하지만 또 열심히 달려들 것 같기는 하다. 어쨌든 짧은 호흡이 아닌 긴 호흡으로 하는 공부의 맛을, 목차 공부법으로 즐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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