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페이퍼를 기록하는 아침
기록을 해나가는 습관은 열 살 이전부터 시작되었다. 일기 쓰기에서 비롯된 그 습관은 사춘기를 보내며 집착적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사념 위주의 것들, 답을 찾지 못하고 결론 또한 맺어지지 않은 미완의 것들로 끄적이는 낙서와 같은 활자들이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입 밖으로의 언어들보다 나를 평온케 했기에 지속되었을 것이다.
자가격리 기간을 보내며 같은 공간 속 각자의 책상 앞에서 제각기 다른 일을 하며 24시간 나와 붙어 있는 그가 말했다. 매일, 매시간, 혼자 책상 앞에 앉아 펜을 들고 나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읽거나 써가고 있다고. 조금 더 깊어지면 병적인 것 아닐까,라고.
지나치듯 던진 그의 말이었지만, 기록하는 습관을 잠시 멈추고 책상과 책장을 다시 정돈했다.
오랜 시간 동안 노트와 종이들 속에 갇혀 책꽂이에, 책상 위에 여기저기 방치되어 있는 기록의 파편들이 생각보다 더 수북하다. 내 속에서 쏟아져 나와 자릴 찾지 못한 그 언어들이 종이 위의 활자가 되어 겹겹이 쌓여만 가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휴지통으로 들어가 버릴 일만 남았을까.
다른 하나의 작업을 찾아야겠다. 그렇지 않는다면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쓰고 버리는 이 습관은 죽을 때까지 반복되기만 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