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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가을 Aug 07. 2024

여름 휴가지로 북해도가 좋은 이유

2024년 여름 삿포로 4박 5일 여행기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에도 여름과 겨울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여름을 고르고 싶다.

한 때 여름을 가장 좋아하는 계절로 꼽았던 적도 있다.

그 사이에 여름이 더 더워진 건지 지금은 봄과 가을이 더 좋다.

북해도는 일본어 발음으로 홋카이도, 삿포로시는 북해도의 가장 큰 도시이다.

TV로 보랏빛으로 물든 여름 북해도의 보랏빛 라벤더밭을 보면서 '언젠가 가보고 싶다.'라고 생각했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적은 비용으로 다녀올 수 있는 해외 여행지이다.

몇 년 전에 다녀온 후쿠오카보다 거리가 먼 북해도는 비행기로 2시간 30분에서 3시간 정도 걸린다.

한자의 의미에도 나타난 것처럼 북해도는 일본에서도 북쪽에 위치하여 날씨가 비교적 선선할 거라는 기대감도 컸다.

해외여행을 계획할 때는 비교적 미리 항공권을 구매하는 편이다.

예전부터 북해도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 항공권을 알아본 적도 여러 번 있었다.

일본의 다른 지역보다 항공권 가격이 비싼 편이라 구매를 망설인 적도 있다.

올해는 여행 일정 2주 전쯤 땡처리 항공권을 구매하여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다녀올 수 있었다.

항공권을 구매한 뒤 호텔 2곳도 2박씩 예약했다.

호텔 역시 좀 더 미리 예약했다면 저렴했을 것이다.

항공권 가격에서 비용을 줄였다는 생각에 호텔을 빠르게 찾아본 뒤 기분 좋게 예약을 마쳤다.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 흐린 날씨가 마음에 걸렸다.

아니나 다를까 비행기가 한 시간 정도 늦게 출발했다.

저녁에 도착하는 일정이라 마음이 조급해졌다.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해서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러 가는 길 역시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야 한 번에 갈 수 있다는 점은 구글맵을 통해 미리 확인했다.

다만 공항에서 공항 리무진 버스를 타는 터미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JR 타러 가는 방향은 큰 글씨로 곳곳에 안내되어 있었지만, 공항 리무진 버스 타는 곳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공항을 누비며 헤매다 보니 시간은 점점 더 흘렀다.

어느새 하늘은 어둑어둑해졌다.

겨우 터미널을 찾아 버스를 탔지만, 구글맵에서 본 것보다 버스 정류장에서 호텔까지의 거리가 더 멀었다.

아마도 구글맵으로 찾았던 버스는 운행하지 않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다행히 첫 번째 숙소에 무사히 도착해서 짐을 풀었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헤매기는 했지만, 무사히 숙소에 도착했다는 사실에 안도감이 들었다.

북해도에서의 첫날은 숙소에 도착해서 쉬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둘째 날 비에이 후라노 지역 버스 투어를 예약해 두어 새벽에 일어나는 것을 목표로 잠들었다.


계획한 대로 둘째 날 아침 일찍 일어났지만, 준비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결국 걸어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는 빠듯한 시간으로 판단해 택시를 타기로 했다.

택시 요금은 꽤 비싼 편으로 느껴졌다.

먼 거리도 아니고 차로 10분 정도였는데 요금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기사님께서 몇 번씩 꼼꼼히 확인해 주신 덕에 버스 투어 장소에 제대로 도착했다.

한국인도 많고, 투어 업체도 많아 예약한 여행사를 빨리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

택시를 탔음에도 여유 있게 도착한 것은 아니라 마음이 급해졌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직 출발 시간이 되지 않아 대기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중 줄 지어 이동하는 사람들을 보고 '저기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줄 지어 이동하는 분께 여쭤보니 예약한 업체가 맞다고 알려주셨다.

출석 확인을 먼저 해야 한다고 안내받았지만, 마음이 급해져 우선 그 줄을 따라갔다.

버스로 이동하던 중 가이드님을 뵙고 출석 확인도 했다.

평소에는 미리 준비해서 여유 있게 움직이는 편인데 좀 더 일찍 일어났어야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삿포로시만 둘러보기에 4박 5일은 긴 편이라고 느껴져 넷째 날 샤코탄 오타루 투어도 예약해 둔 상황이었다.

투어 버스에 몸을 싣고 '다음 투어 땐 좀 더 서둘러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취향에 맞는 곳을 스스로 정할 수 있어 패키지여행보다 자유 여행을 선호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앞으로도 패키지여행 상품을 선택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북해도 여행에서 투어 프로그램을 예약한 이유는 근교 지역에 가서 보고 싶은 것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보랏빛으로 물든 라벤더밭, 푸른 색감이 예쁜 청의 호수, 시원하게 쏟아지는 흰수염 폭포를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면서 보기에는 쉽지 않아 보였다.

유명한 관광 명소를 훑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버스 투어는 효율적이다.

여행에서 효율성만 따지면 만족감이 크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가이드님께서 버스에서 빨리 내리고, 빨리 보고, 빨리 타야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하셨다.

단체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누군가 여유를 부리면 전체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어느 정도는 필요한 규칙이지만, 여유를 느끼기는 어려운 분위기였다.

날씨가 흐린 편이라 사진의 색감이 잘 살지는 않았지만, 추억을 남길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점심 식사는 비에이 지역의 '다이마루' 식당에서 새우튀김 덮밥, 돈가스, 카레우동으로 먹었다.

바삭하게 튀긴 식감, 풍부한 재료의 맛이 좋았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하게 접하는 일본 음식이었지만, 디테일이 살아있어 더 맛있었다.

관광지를 빠르게 섭렵하느라 더 맛있게 느꼈을 수도 있다.

투어 프로그램 안내에서는 켄과 메리의 나무는 버스 안에서 볼 수 있다고 되어 있었지만, 시간을 아낀 덕분에 내려서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효율성을 추구한 결과 얻을 수 있는 혜택이었다.

사계채 언덕에서는 라벤더 밀크 반반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사 먹었다.

라벤더맛으로만 이루어진 소프트 아이스크림은 품절이었다.

아무래도 사진 찍기에 예뻐서 빨리 팔리는 것 같다.

북해도 지역의 농산물, 유제품 질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어 소프트 아이스크림의 맛도 기대되었다.

'라벤더 향이 진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도 있었는데 우유맛과 섞여 그런지 상쾌하고 청량한 맛으로 느껴졌다.

전혀 부담 없이 부드럽고 신선한 느낌이었다.

알고 보니 팜 토미타에서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었어야 했다.

규모도 크고 먹을 장소도 굉장히 많았다.

사계채 언덕은 입장료가 있고, 팜 토미타는 입장료가 없다.

눈으로 보기에 예쁘고, 사진도 잘 나오는 곳은 팜 토미타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기업에서 운영하다 보니 사진 찍는 스팟을 예쁘게 잘 꾸며놓았다.

아쉽게도 팜 토미타에서 비가 내려 만족스러울 만큼 예쁜 사진을 건지지는 못했다.

역시 날씨는 여행의 핵심이다.

다행히 북해도 비는 미스트처럼 흩날리는 편이었다.

바람은 많이 부는 편이고 비가 온 뒤 온도도 내려가서 여름이라고 하더라도 스카프나 얇은 가디건을 챙기는 게 좋다.

팜 토미타에서 라벤더가 제품으로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도 살펴보고 싶었는데 가이드님을 놓쳐 라벤더밭을 구경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버스 투어 출발 장소는 삿포로역이었는데 내릴 때는 삿포로역 또는 스스키노 중 선택할 수 있었다.

숙소와 가까운 스스키노에서 내려 호텔로 향했다.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인 느낌이라 쉬고 싶은 마음이 들어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셋째 날 아침 호텔 바로 앞에 있는 나카지마 공원에서 산책을 했다.

느긋하게 일어나 수국이 핀 공원을 걷다 보니 '이게 여행이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를 옮기는 날이라 체크아웃 시간까지 여유 있게 준비해서 예약한 호텔로 발걸음을 옮겼다.

체크인 시간까지 짐을 잠시 맡겨 두고, 내리는 비가 멈출 때까지 호텔 로비에 있는 카페에서 디저트를 즐겼다.

와플컵에 담긴 소프트 아이스크림, 커피 푸딩과 함께 먹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모두 만족스러웠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우유 맛이 진하게 느껴지면서도 씁쓸한 커피 푸딩의 조화가 특히 좋았다.

비가 어느 정도 그쳤을 때 인근에 있는 쇼핑몰에도 들러 구경도 하고 쇼핑도 했다.

호텔에 체크인한 뒤 라운지에서 호텔 주변 전경을 바라보며 삿포로 클래식 생맥주를 마셨다.

생맥주라 그런지 더 시원하고 고소함이 느껴졌다.

맥주와 함께 곁들일 견과류도 있어 좋았다.

저녁은 삿포로 지역의 유명한 음식인 스프카레를 먹었다.

매운맛을 좋아하는 편이라 약간의 추가 요금을 내고 매운 단계를 선택했다.

생각보다 꽤 매콤한 편이라 더 기억에 남는다.

스프카레에 들어간 채소 본연의 맛이 그대로 전해지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좋았다.

구글맵에서 브로콜리를 추가해서 먹었다는 팁을 보고 브로콜리를 추가했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불맛이 느껴질 정도로 맛있게 구워진 맛이었다.

색감도 알록달록 예뻐서 좋았다.


두 번째 투어를 예약한 넷째 날 아침은 첫 번째 투어를 예약한 날보다 서두르려고 노력했다.

걸어가기에는 시간이 걸리는 편이고, 투어 특성상 걷는 일정도 꽤 있다 보니 편하게 택시를 타려고 했다.

그런데 첫 번째 예약했던 호텔과 다르게 호텔 앞에 대기하는 택시가 없어 조금 당황했다.

그래도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오도리역으로 향했다.

첫 번째 투어는 늦게 도착한 편이었지만, 두 번째 투어는 가장 먼저 도착했다.

샤코탄 오타루 투어는 흔치 않은 편이다.

많은 사람이 오타루에 갈 때는 기차로 다녀오는 일정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오타루도 가보고 싶었지만, 샤코탄 지역의 자연경관을 보고 싶었다.

투어 프로그램에 바다를 보며 온천을 즐기는 일정도 있어 기대감도 있었다.

푸른 바다를 보니 시원한 느낌이었다.

이른 점심으로 '우시오'라는 식당에서 해산물 덮밥을 먹었다.

고소하고 부드러운 우니, 달큼하고 탱글한 새우, 오독오독 씹히는 전복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

일본의 아름다운 해변에 꼽히는 시마무이 해변에서의 트레킹은 특별한 경험이었다.

투어 프로그램 특성상 정해진 시간 안에 다녀와야 해서 조급한 마음도 있었다.

아무래도 바다 근처라 그런지 바람도 정말 많이 불었다.

다행히 날씨가 맑아 통행이 가능한 상태였다.

웅장한 절벽 끝까지 도달해 푸른빛의 바다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니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

열심히 걸은 뒤 바다를 보며 온천을 즐기는 일정이 이어졌다.

평소에 온천을 즐겨하는 편은 아니지만,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며 평화로운 시간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매점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진하고 고소한 요거트도 맛볼 수 있었다.

오타루에 도착해 관광객 인파 속에서 오르골을 구경했다.

길거리에 있는 유리 공예품이 바람에 따라 흔들리며 경쾌한 소리를 들려주었다.

르타오에서 진하고 부드러운 케이크와 커피를 맛보았다.

안에서 앉아서 디저트를 즐기고 싶었지만, 웨이팅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야외에 있는 좌석을 이용했다.

가이드님께서 유명하다고 알려주신 슈크림, 앙버터도 맛있었다.

오타루 운하는 노을이 질 때 예쁘다고 들었는데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충분히 좋았다.

사람이 많았지만 산책하기에도 괜찮았고, 벤치에 앉아 여유도 부렸다.


두 번의 투어가 끝나자 여행 마지막 날이 되었다.

저녁 비행기라 호텔에서 조식을 먹으며 여유를 만끽했다.

호텔 체크아웃 후 가이드님께서 추천해 주신 홋카이도 대학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홋카이도 대학교는 삿포로역 인근에 있어 지하 통행로에 있는 물품 보관소를 이용했다.

대학교가 숲처럼 우거졌다고 설명해 주셔서 궁금했는데 정말이었다.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는 힐링 공간이었다.

단체로 방문한 유치원 아이들의 귀여운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홋카이도 지역의 유제품이 맛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카페에서 마시는 라떼 맛이 궁금해졌다.

홋카이도 대학은 지역 특성상 축산 전공이 전통 있고 유명하다고 들었다.

대학 캠퍼스 안에서 우연히 'HOKUDAI MARCHE'라는 카페를 발견해서 구글맵을 확인해 보니 평이 좋았다.

아이스 라떼를 주문했는데 메뉴판에서 본 가격보다 저렴해서 '주문을 잘못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알고 보니 작은 사이즈로 나왔다.

맛을 보니 이전에 먹어보지 못한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더위 사냥에서 단맛을 뺀 느낌인가 싶었는데 먹을수록 고소하고 맛있어서 큰 사이즈로 주문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홋카이도 대학교 캠퍼스 곳곳에는 울창한 나무와 벤치가 있어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자연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다.

홋카이도 대학교에서 들르려고 한 곳은 포플러 나무가 있는 장소였다.

비에이 지역에서 본 켄과 메리의 나무도 멋졌지만, 더 많은 포플러 나무를 볼 수 있는 곳이라 기대감이 들었다.

예상했던 것만큼 포플러 나무 숲은 예뻤다.

사진을 찍기에도 더없이 좋았다.

삿포로를 떠나기 전 기념품 쇼핑도 해야 하니 여유 있게 신치토세 공항으로 출발했다.

여행 첫날은 공항 리무진 버스를 이용했지만, 여행 마지막 날은 삿포로 쾌속에어포트를 이용했다.

쾌속에어포트 자유석 요금은 공항 리무진 버스와 비슷하고, 시간은 적게 걸린다.

우리나라의 전철 좌석, 기차 좌석과 유사한 칸이 있어 자유석이더라도 기차 좌석에 앉을 수도 있다.

기차에서 휴식을 취하다 보니 금세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했다.

수하물을 맡기려고 카운터에 가니 인천공항으로 가는 비행 편 역시 지연될 예정이라는 안내를 받았다.

인천공항에서 늦게 출발한 것이 원인이라는 설명도 들었다.

공항철도는 전철에 비해 늦은 시간까지 운행하지 않는다.

공항철도가 끊기는 시간에 도착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인천공항에는 심야 시간에 운행하는 버스도 있지만, 요금이 저렴한 편은 아니다.

결국 택시를 타고 집에 가기로 했다.

다행히 친절하신 기사님을 만나 빠르고 편안하게 집에 도착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했는데 결과적으로 택시를 타고 집에 온 건 잘한 선택이었다.


4박 5일간의 삿포로 여행이 끝난 뒤에도 면세점과 편의점에서 사 온 삿포로 클래식 맥주, 초콜릿, 어묵, 치즈, 과자, 컵라면, 젤리를 먹으며 여운을 즐겨보려고 한다.

최상의 날씨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우리나라보다 선선한 날씨에서 북해도 지역 곳곳을 보고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여행에 다녀온 뒤로 겨울의 삿포로도 궁금해져 영화 '러브레터'도 보았다.

눈이 정말 많이 오는 지역이라 겨울에는 갈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다.

겨울에 삿포로에서 보는 설경도 좋겠지만, 여름의 북해도도 볼거리, 즐길거리가 충분해 휴가 여행지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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