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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개군날돌들막 Jul 09. 2019

1. 나의 첫 직장

가족회사는 제발 피하세요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다녔다.

25살, 어린 나이였던 나는 처음 면접을 본 회사에 입사했다.


"강개군날돌들막씨 부모님은 나이가 어떻게 되지?"

"강개군날돌들막씨 부모님 직업은?"

"강개군날돌들막씨 졸업하고 2개월이나 (?!) 공백기가 있네?"


면접 질문들부터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합격통보 전화가 왔을 때, 내가 원했던 직무였기 때문에 성실히 다니면서 경력을 쌓는다면 좀 더 좋은 곳으로 금방 이직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

그리고 나는 25살 '백수'라는 부모님의 압박과, 나이가 많은 나를(당시에는 정말 그렇게 느꼈었다.) 받아주는 회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다.


아직도 첫 출근 날이 기억난다.

서울로 향하는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서, 떠오르는 해를 바라보며 핸드폰 메모장에 이렇게 적었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오늘 이 감사함과 초심을 잃지 말자, 사회인 강개군날돌들막 파이팅!'


입사 후 일주일쯤 지나서였던가... 우연히 내 자리에 꽂아진 직원 연락망을 보는데 이럴 수가!

'왜 내 사수랑 사장님의 연락처 뒷 번호가 같은 거지?'

그렇다. 나는 가족 회사에 입사했던 것이다. 그것도 내 사수가 사장님의 자식이었다.


나보다 한 달 먼저 입사한 내 사수는 동남아시아에서 전문대를 졸업했다고 했다.

아르바이트도 한 번 해보지 않았던 사람이 나의 사수가 되었다.


그는 나에게 업무를 가르쳐주기는커녕, OA프로그램조차 활용하지 못했었다.

아니, 오히려 내가 그동안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며 배웠던 복사기 사용 방법부터 엑셀활용까지 하나하나 그에게 알려주며 일해야 했다.


여기서부터 나의 첫 직장 실패의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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