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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산 Apr 11. 2024

퍼포먼스 마케터는 ‘데이터분석가’가 아닌 ‘마케터’다.

2024.4.9 ‘새벽네시’ 커피챗

4월 9일 퍼포먼스 마케팅 에이전시 ‘새벽네시’의 대표님과 커피챗을 가졌다.


퍼포먼스 마케팅 에이전시인 만큼 콘텐츠 마케터와 브랜드 마케터를 지망하는 나와 맞는 회사는 아니었다. 다만 대표님께서는 마케터 현직에 계시고, 내가 생각하는 모든 마케팅은 데이터가 기반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무엇이든 도움이 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에 나 또한 커피챗 신청 메시지에도 이렇게 내가 기대하는 점을 적었고, 커피챗 현장에서도 이 사실을 미리 말씀드리고 커피챗을 진행했다.


내가 퍼포먼스 마케팅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여러 툴들을 활용해야 할 것 같아서 그런 역량을 기르는 것이 가장 어려울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이에 대표님께서는 퍼포먼스 마케팅이 여러 툴을 활용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마케팅은 맞다고 말씀하셨다. 다만 그 분석은 조금 다른 분석이라는 것도 붙이셨다. 퍼포먼스 마케팅의 데이터 분석은 수학적으로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는 것이 아닌, 여러 마케팅 툴에 나온 수치들을 보고 그 수치들이 이야기해 주는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과 인식,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생각하는 것이다. 즉,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하는 것이다.


이 말을 듣고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지만, 퍼포먼스 마케팅이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 때문에 나 스스로가 퍼포먼스 마케팅을 그저 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에만 집중해서 생각했던 것 같다.


이어서 나는 내 현실에 맞게 조금 더 취업에 관련된 질문을 했다. 바로 마케터 채용에 있어 자격증 등의 스펙들은 어떤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채용 공고에 뜨는 ‘~ 활용 가능자’에서 ‘내가 이것을 활용할 수 있어요!’라고 증명하는 것이 자격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돌아온 충격적인 말. “음 일단 저희 회사는 자격증은 일절 안 보고요…” 매우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마케팅 업계가 열린 업계라고 하더라도 자격증조차 보지 않는다니… 이어서 돌아온 답변. “GA, META 광고관리자 자격증 등 이런 툴 관련 자격증들은 말 그대로 어떤 ‘툴’을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거지, 그걸 활용해 데이터를 어떤 방식으로 소화하고 분석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아요. 우리에게 중요한 건 그 지표들이 나타내는 정보들을 팀원이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툴 사용법은 온라인 강의로도 익힐 수 있고, 회사에서도 얼마든지 알려줄 수 있어요. 가장 중요한 건 데이터를 분석하는 관점입니다. 그런 부분이 우리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 지원자와 이런 커피챗을 가지는 목적이기도 하고요.”


자격증을 보지 않는 이유가 단번에 납득되는 답변이었다. 사실 웬만큼 탄탄한 기업들은 업무 시간을 할애하여 신입사원 교육에 사용하기도 한다. 또는 업무 시작 전에 신입사원 교육기간을 따로 설정하거나… 그 생각까지 도달하니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능한 최대한 품을 들여 마케터 취업에 필요한 정보들을 검색하고 찾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씀을 덧붙여주셨다. 나와 대화하는 순간순간마다 내 질문을 기록하고, 또 검색도 해보는 모습을 보여주셨는데, 덧붙여주신 말씀도 직접 브런치에 검색해 보며 말씀해 주셨다.


내가 지금 기획하고 있는 마케팅 커뮤니티에 대한 조언도 구했다. 먼저 날 가장 당황하게 만들었던 얘기는 자신이 알기에는 마케팅 커뮤니티는 매우 많다는 것이었다. 검색했을 때 잘 나오지는 않겠지만, 취업 카페나 학교 커뮤니티 내에 카테고리 커뮤니티로 존재하는 곳들이 많을 것이라는 거다. (물론 내가 기획하는 커뮤니티는 오프라인 소셜링 느낌이지만…) 이 얘기를 듣고 생각이 많아졌다. 가뜩이나 그 생각만 하면 머리가 아픈데…. 어쩌면 더욱 머리가 아파졌을 수 있겠지만, 그만큼 더 자료조사를 많이 해봐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음은 내가 미니인턴을 하며 데이터 쪽에서 느꼈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했다.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내가 회사 내부에 존재하는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었던 점! 그러자 해주신 답변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그 브랜드가 어떤 것에 강점이 있는지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로클’이라는 곳을 제가 지금 검색해 보니 음악이랑 게임에 특화되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면 이 분야들이 왜 인기가 있고, 이 분야를 통해 어떻게 유입을 더 만들어낼지 고민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스타트업이라면 더욱더 니치 한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브랜드는 처음엔 니치 한 시장을 공략하고, 그 이후에 다른 시장도 공략하며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데이터의 경우에는 회사 내부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면 굉장히 좋겠지만, 그럴 수 없더라도 공개되어 있는 양질의 외부 데이터도 많이 있습니다. 그 데이터들을 수집해서 그 수치 너머에 있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고 방법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겠죠.”


이번 커피챗에서 가장 큰 수확이라면, 퍼포먼스 마케팅은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와 시장에 대해 파악하는 것. 그리고 이것을 위해 너무 자격증 등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마케터로서의 시각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툴 사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요즘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무료 강의를 들어도 얼마든지 툴 활용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말 그대로 ‘툴’, 즉 도구로써의 역할만 하는 것이고 그것을 해석하는 것이 진짜 마케터인 것이다.


퍼포먼스 마케터는 ‘데이터 분석가’가 아니다. 데이터로 소비자의 이야기를 듣고 심리를 파악하는 ‘마케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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