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에 한 권 읽기
1월 1일 또한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해가 뜨고 지는 하나의 날일 뿐인데도 많은 이들은 이날에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고는 한다. 계절과 절기가 한 바퀴 돌아 365일이 새로이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작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의 마음을 붕 띄우고는 그들 스스로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자신으로, 한 꺼풀의 껍데기를 벗고 새로 태어나리라는 기대를 품게 만든다. 연초에 금연을 다짐하거나 다이어트를 마음먹어 본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으리라고 짐작된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내가 작년 초에 야심 차게 계획했던 것들은 대강 이렇다.
<도전>
✔ 꾸준히 할 만한 운동 찾기
✔ 매일 물 2L 마시기
△ 경제 기사 스크랩하기
✔ 1300만 원 모으기
△ 책 100권 읽기
✔ 학점 3.5 이상 받기
<경험>
✔ 정기적으로 기부하기
✔ 투 블록 하기
<절제>
△ 불평하지 않기
△ 쓸데없는 텔레비전 프로나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뉴스 멀리하기
못 이룬 것도 있고, 이루다가 만 것도 있다. 그중에서 내가 주목하려고 하는 것은 바로 '책 100권 읽기'다. 내가 올 한 해 동안 왜 책 읽기에 실패했는지 알아보고 목표를 재설정하여 이번 연도에는 신년 계획을 똑 부러지게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
1년에 책을 100권 못 읽은 데에 이유를 꼽자면 무척 많다. 하지만 정확하게 한 가지 이유를 말하자면 내가 나를 제대로 몰랐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분명 1년에 100권 읽자고 목표 설정을 하자마자 냅다 성공해버리는 멋진 의지의 소유자도 많겠지만, 난 다짜고짜 1년에 100권 읽겠다고 공표한다고 해서 곧이곧대로 따를 수 없는 종류의 인간이었다. 매일 일기도 썼고 매일 운동도 했지만 3일에 책 한 권을 독파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 당시에는 책 읽기보다 중요해 보이는 활동이 많았고 나는 매번 집중하지 못하고 한눈을 팔았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독서의 중요성이야 당연하게도 입증된 사실이다. 구글에 '독서를 해야 하는 이유'를 검색해보면 약 77,3000개의 결과가 나오는데 아마 이들이 나보다 훨씬 더 잘 설명해줄 것이다. 나는 그에 대한 게시글들을 훑으며 내가 이 프로젝트에 성공해야 하는 이유를 명징하게 직시했다. 인생은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가는 데에 의의가 있고, 나는 그 도중에서 마주치는 몰입의 순간에 큰 기쁨을 느낀다. 독서는 분명히 내게 그것을 가져다줄 것이다. 내 발전을 위해 하고자 하는 일이니, 내가 독서를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두 개 취했다. 첫째는 목표량을 줄이는 것이다. 100권에서 절반으로 썽둥 잘라냈다. 일주일에 한 권! 이 정도는 해내고 싶다. 어떤 책이더라도 일주일에 하나는 독파해야 책 읽는 습관이 잡힐 것 같다. 게다가 원래도 1년에 책을 30~40권 정도는 읽은 것 같다(정확히는 모른다……. 난 올해 독서 기록도 하다가 말았다.). 52권쯤은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둘째로는 브런치에 기록하는 것이다. 책을 읽었을 때에 느꼈던 감정과 책으로 인해 얻은 것을 기록하는 것은 뜻깊은 일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독서 활동 기록의 중요성' 검색 결과야 말하면 입 아픈 수준이다. 하지만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고, 내가 누군가에게 나의 활동을 전시하면서 원동력을 얻기 좋은 사람이기 때문인 이유가 더 크다. 첫 시작에 이것 만큼 좋은 구실이 없다. 올해 10월부터 '매일 한 시간씩 운동하기'에 성공한 이유도 운동 기록을 SNS에 꼬박꼬박 올렸기 때문이다. 3년째 '매일 일기 쓰기'에 성공하는 이유는 때때로 다 쓴 일기장을 타인 앞에서 내놓을 때 '대단하다'는 반응에 우쭐해지기 때문이고 말이다. 물론 지금이야 다른 이유가 더 커졌을지언정 처음에 억지로라도 꾸역꾸역 했던 이유는 타인의 시선 덕분이었다. 사람이야 누구가 정도가 다를 뿐 타인에게 연연하겠지만 나는 유독 '이미지 메이킹'에 집착하는 인간이 아닌가 싶다. 그 사실은 때로 지나친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대체로는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어쨌거나 결론은 내가 마음을 굳게 먹었다는 점이다. 때때로 브런치에 독서 기록을 올려서 이 프로젝트에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이외에도 올해 마음먹은 몇 가지 것들에 대해 에세이 형식으로 적어볼까 한다. 내가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