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이 식기 전에

주저리주저리 삶의 느낌을 적는다. 30편

by Anyfeel

배달 음식은 정말 편하다.


간편하게 주문하고, 음식을 받고, 먹기만 하면 된다.

물론 돈을 써서 얻는 편안함이지만, 쓸만하다.


난 집에 있을 때는 음식을 주로 직접 해먹는 편이다. 찌개와 국 종류를 좋아해서 순두부찌개, 김치찌개, 소고기뭇국 등을 한 번 해두면 두고두고 몇 번씩 먹는다. 가성비도 좋고 맛있고 저렴하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처럼 일정이 바쁠 때는 배달음식을 주로 먹는다. 집에 와서도 일을 하거나, 내일의 업무를 위해 자료 서칭과 정리를 하거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더는 미룰 수 없어 작업하거나 할 때이다.


배달 음식이 오면 바로 먹고 바로 치우는 성격이지만, 일을 하고 있을 때 오면 먹는 걸 미루는 편이다. 배달 음식이 도착할 때면 나는 한 가지 다짐을 하는데, 식기 전에 일을 끝내겠다는 것이다. 가능한 따뜻할 때 먹고 싶은 마음이 커지고, 일을 빨리 끝내고 먹고 쉬다가 잠들고 싶은 욕망이 몸과 마음을 지배하기 때문이다.


가끔 드는 생각은, 간편해진 배달 문화가 없었던 시절의 라이프스타일은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어릴 적을 생각해보면 배달은 중국집이 유일했던 것 같다. 철가방에 중국 음식을 담아서 집에 도착하면 신문을 깔고 음식을 내려주시곤 했다. 배달료도 무료였다. 그 당시에는 음식이 언제쯤 도착할지도 모르고 기다리던 재미가 있었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는 지금처럼 바쁠 때가 아닌, 특별한 날에 배달음식을 먹었던 것 같다.


지금 나에게 배달 음식은 간편하고 빠르게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용도가 되었다. 어릴 적 기다리던 설레임과는 많이 달라진 게 씁쓸하고 아쉽다.


3월은 바쁘니 배달 음식을 많이 먹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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