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미칠 거 같을 때,

음소거 상황

by 다냐

나는 매장에 빵이 없는 것만큼이나 당황스러운 게

음악이 없는 것이다.

노트북을 내가 잘 못 이동시키다가 꺼졌는데

다시 안 켜진다. 뻑 났다는 게 맞는 거 같다.

머릿속이 하얗게 되고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던 손님들은

음소거된 음악 속에서 갑자기 목소리를 의식하고 낮춘다.

난 이럴 때 정말 당황한다. 어떡해..

핸드폰으로 블루투스 스피커를 잡아보지만

버벅거리느라 안되고

그냥 핸드폰 음악을 틀어놓고 친구에게 정말

대문자 SOS를 쳤다.

친구가 달려와줬고 노트북을 만지더니

한 시간 안에 내가 가서 안 오면 못 고친다고 생각하고 AS 맡겨요.

라고 한다... 그래 알겠어 제발 그 말만은 하지 말아 줘 나 오늘

음악 틀어야 돼.. 가기 전에 핸드폰으로 블루투스 연결 좀 해주고가,

그 동생은 이건 누나가 해야지 하는 표정이었지만 ㅎㅎ

해주고 갔다.. 다행히 매장에는 다시 음악이 흘렀고

손님들은 다시 물 빠진 수영장에 물이 들어온 것처럼

자연스레 언어의 활동을 시작하셨다.

30분도 안 돼서 동생이 노트북을 가져왔다.

주의 사항 몇 개와, 이러한 현상이 또 일어났을 때 응급처치 순서를

나에게 카톡으로 보내주었다.

이 친구 정말 멋지잖아...

대학교 후배인데 밥퍼 봉사하면서 만나 알게 된 동생이다.

나랑 비슷하다 행복하게 사는 재미와 포인트를 잘 알고 있는

좀 잘 아는 친구다 ㅎㅎ

할튼 이야기를 나누다가 출장비는 절대 안 받는다 하여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내 시그니처 국물 떡볶이를 해줬다.

맛있게 먹고 오늘도 감사했습니다 하고는

5시에 같이 퇴근했다.

아 정말 매장에 적막이 흐르면 난 왜 당황할까,

옷을 벗은 느낌이다. 음악은 내게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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