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도깨비>에서 김신이 저승이가 깔아놓은 말피 함정을 무서워하는 장면이 생각난다. 처음에는 말피라는 말도 제대로 못 알아들었다. 말 그대로 말의 피였다. 드라마 내에서 그걸 설명하는 장면이 없었거나 놓친 건지 나는 그 장면을 이해하지 못했고 조금 지나고서야 도깨비가 말피를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됐다. 나만 의아했던 건 아닌가 보다. 검색해 보니 나처럼 그 장면을 이해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더러 있다.
도깨비가 말피를 무서워한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과 오니를 도깨비로 오해하는 것은 경보 신호 같은 것 아닐까. "이야기 속에서만 사는 존재"인 도깨비는 이야기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린다. 도깨비 이야기는 구전문학이자 우리의 고전문학이다. 이 책과 <도깨비>는 사라져서는 안되는 우리 것을 지키고자 하는 애씀이란 생각이 든다.
잡설이 길었다. 그 유명한 풀무질 서점에서 산 건데 참 잘 읽은 책이다. 특정 이념을 세뇌시킬 목적으로 설립한 교육기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다가올 미래인 아이들에게 '우리'가 아니라 '너'와 '나'의 극단적 구분을 주입하는 그릇된 교육은 없어야 한다. 좀 '우리'면 안될까. 참 아름다운 말인데. 이런 책이 아이들에게 널리 읽히는 것이 우리가 우리일 수 있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