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대로 효도 나들이

by 박독자

0. 프롤로그

말 도 없이 숙소부터 예약했다.

어머니는 약속, 아버지는 건강검진이 있었다.

철 없는 아들이 효놈인 줄 아셨는지 다음 날 와주셨다.

점심식사 함께하고 숙소로 모셔드리고 집에 가려고 했다.

날씨가 끝내주게 좋은 가을이었다.

.

1. 새남터성지

엄니가 근처에 천주교 성지가 있다고 하셨다.

인스타만 봐서는 갈 수 없는, 우리 가족만 위한 장소다.

가는 길 아부지가 젊을 때 일하시던 공장을 찾아보았다.

부대찌개 가게로 바뀌어 있었다.

길을 찾는 아부지의 신난 속마음이 뒷모습에서 느껴졌다.

괜히 감사했다.

새남터성지의 외관은 한옥이었다.

가을 노란 은행잎과 무척 잘 어울렸다.

성당을 매주 가지는 않는다.

성지만 오면 신앙심이 풍부해진다.

이 종교를 가졌음에 감사했다.

30초 정도 기도했다.

아직 기도하는 부모님 몰래 나왔다.

남산타워가 보이는 곳의 구도가 참 좋았다.

.

2. MZ 카페

이태원으로 넘어갔다.

부모님은 이태원이 처음이었다.

MZ가 갈 법한 카페에 갔다.

테이블이 의자보다 낮고 작았다.

야외에 개방되어 있었다.

서늘했지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셨다.

갬성 사진도 좀 찍었다.

부모님은 과한 개방감과 날씨가 부담스러우셨다고 한다.

이게 아닌가,,

사실 나도 MZ가 어떻게 노는지 잘 모른다.

.

3. 책방

책을 좋아하는 우리 가족답게 책방으로 갔다.

사실 엄니랑 나만 좋아한다.

들어가자 마자 카페가 있었다.

동시에 외쳤다.

아,, 여기로 올걸ㅋ

구경하다보니 재미난 책이 참 많았다.

독립서점의 묘미다.

30분 정도 구경했다.

아부지가 물었다, 언제 가냐

저리 가서 기다려, 엄니가 말했다

속으로 조금 웃겼다.

아부지가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 만의 서점을 즐기는 방식이 감사했다.

서점을 둘러보던 아부지는 이런 문구를 발견했다.

‘사진을 무단으로 찍지 마세요.‘

’책을 구매하신 분은 조용히 촬영 부탁드립니다.’

엄니가 말했다. 하나씩 사자.

[장 폴 사르트르]의 [문학이란 무엇인가]를 골랐다.

괜찮은 시집을 찾고자 온 공간과 제목을 구석구석 살폈다.

저 책을 보자마자 너구나 싶었다.

배가 고팠다.

.

4. 타코

타코를 먹으러 갔다.

점심으로 샤브샤브, 육전, 국수, 육회, 죽을 먹었다.

간단히 먹기 좋았다.

타코 집은 줄이 길었다.

기다리며 본 외부는 아주 이국적이었다.

타코의 본 고장 멕시코의 느낌이 물씬 났다.

신경쓰지 않은 듯 툭툭 인테리어가 감성있어 보였다.

사실 멕시코는 가 본적 없다. 타코도 처음 먹는다.

기다리다 보니 일부러 줄을 세워 기다린 다음 들여보낸다.

이놈들 전략적이다.

타코는 8개 시켜 먹었다.

먹다보니 비닐 장갑에 고수와 소스가 한 가득 묻었다.

멕시코로 김장하러 온 줄 알았다.

.

5. 집으로

엄니는 젊은이가 있어서 새로운 것을 해볼 수 있었다고 했다.

어른들끼리 오기 어려운 동네인가 싶었다.

혼자 티니핑 영화를 보러 갈 자신이 없다.

앞으로 더 자주 모시고 다녀야겠다.

부모님은 잘 쉬고 일요일 오전 집으로 가셨다.

나는 일요일 출근했다. 당직이었다.ㅋ

내 맘대로 효도 나들이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