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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l Aug 06. 2020

도자기 브랜드 '무자기'에서 운영하는 공간,카페 무자기

해방촌

What 카페 무자기(Cafe Mujagi)

Where 서울 용산구 신흥로26길 35 1층

Detail 매일 10:00 - 20:00 월요일 휴무

Mood 도자기와 커피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의 안과 밖이 두루 근사한 곳


나는 어렸을 때부터 미술이라면 질색이었다. 손재주가 없을뿐더러, 섬세하게 움직여야 하는 일이 성격상 맞지 않는다고 느껴서다. 다행히 성인이 되고 나서는 '작품 감상으로서의 미술'만큼은 무척이나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행위로서의 미술'은 여전히 어렵다. 그런데 이상하게 도자기를 볼 때면 마음 한편에는 언젠가 직접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흙으로 빚어낸 물체가 지닌 유려한 곡선과 특유의 질감이 아름답게 다가왔달까.


이후 도자기에 대한 관심을 늘 품고 있었다. 길에서 공방을 보면 걸음을 멈추어 유심히 들여다 보고, 그릇 가게에 들러 흙으로 만든 물품 위주로 살펴보기도 했다. 의외로 서울에는 도자기 공방이 도처에 있었다. 그러던 중 집 근처에 좋은 세라믹 스튜디오를 발견하게 되었고, 드디어 지난 7월부터 도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내가 드나드는 공간들도 자연스레 도자기와 가까워졌는데, 그중에서도 카페 무자기(Mujagi)는 더없이 애착이 가는 곳이다.


해방촌의 높다란 언덕에 위치한 무자기는 '도자기'와 '커피'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도자기 브랜드 무자기에서 공방과 함께 카페를 운영하여, 무자기의 그릇과 컵에 커피와 디저트를 선보인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작업 중인 스튜디오 보였고, 선반에는 갖가지 오브제가 진열되어 있었다. 무자기의 시그니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는 물결무늬 그릇도 눈에 띄었다. 이곳의 주 인테리어 요소는 아무래도 도자기인데, 공간 곳곳에 전시된 도자기들과 함께 목재 가구와 화이트 톤의 벽이 조화를 이루며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통유리창에서 쏟아지는 자연광이 은은한 조명 역할을 해주어 더할 나위 없이 밝고 맑게 빛났다.  


카페 무자기는 듁스 커피의 원두를 사용한 에스프레소, 슬로우 커피, 아메리카노, 라떼, 아인슈페너 등의 커피 메뉴와 하동 녹차, 쑥차, 잭살차 등의 티 메뉴 그리고 백빙수와 얼그레이 빙수를 제공한다. 디저트로는 그린티 오레오, 얼그레이 코코넛, 캐러멜 솔티 피넛, 헤이즐넛 바나나 등의 휘낭시에가 있다. 나는 아메리카노와 초콜릿 아인슈페너 주문했다. 아메리카노는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중 명성이 자자한 듁스의 커피답게 무난한 맛이었고, 초콜릿 아인슈페너는 기대한 만큼 달고 부드러웠다.   


창밖의 경치를 살피며 커피를 마시다 보니 이곳은 오래 머물기 좋은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가 편안했고, 무엇보다 바깥에 테라스 자리가 있어 신선한 공기를 쐬며 풍경을 바라볼 수 있었다. 남산이 보이는 탁 트인 전망에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다. 공간의 안과 밖이 두루 근사한 카페 무자기는, 머무는 이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준다. 무감해지기 쉬운 일상 속에서 산뜻한 전환이 필요하다면. @cafe_mujagi


*카페 무자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 활동도 있다. 환경보호와 예술활동을 결합한 'Only one paper cup project'는 종이컵 모양의 도자기에 직접 커스텀을 하는 프로젝트다. 일상생활 중 무심코 쓰고 있는 일반 종이컵 사용을 줄이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디자인을 해보는 활동이라니. 무자기의 지향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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