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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l Aug 05. 2020

커피를 애호하는 마음, 리이슈 커피 로스터스

연남동

What 리이슈 커피 로스터스(Reissue Coffee Roasters)

Where 서울 마포구 연남로 35 2층

Detail 매일 12:00-08:00 월요일 휴무

Mood 커피를 애호하는 마음이 담긴 곳


리이슈 커피로스터스(이하 리이슈)와의 인연은 상수동 제비다방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최근 제비다방에 갔다가 '이곳이 라떼 맛집이었나' 싶을 정도로 눈이 번뜩 뜨이는 맛있는 커피를 맛보았다. 잘 만든 카페 라떼 특유의 진한 고소함이 느껴졌달까. 함께 있던 친구는 추가 주문을 하기까지 했다. 며칠 뒤, 제비다방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리이슈로부터 원두를 공급받는다는 글을 읽었고 그때 나는 리이슈를 빠른 시일 내로 방문하리라 다짐했다.


알고 보니 리이슈는 이미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정평이 난 곳이었다. 실력 있는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 블렌드를 전문으로 선보이는데, 최근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를 했다. 연남동의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한 리이슈는 'R'이 새겨진 작은 간판과 세월의 흔적이 담긴(전에 쓰던 것을 고스란히 가져온 것 같은) 입간판이 놓여 있을 뿐이었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회색 건물 2층에 위치한 카페라니. 흐린 날의 컴컴한 계단을 오르며, 혹시 영업을 하는 게 맞나 의심이 들기까지 했다.


문을 조심스럽게 열자, 하얀 벽과 대조되는 회색의 계단형 의자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옆으로는 작은 공장처럼 커피 포대와 기계가 놓인 로스팅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그 사이사이로 흐르던 노래는 해변이 연상되는 밝은 분위기의 록 음악. 멜론으로 음악을 검색해보니 역시나 미국의 서퍼 뮤직 밴드, The Beach Boys의 [California Girls]라는 곡이었다.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주문을 하기 위해 메뉴를 살펴보았다. 리이슈는 미디엄 블렌드/ 다크 블렌드 머신 커피 2종과 브라질/ 코스타리카 드립 커피 2종을 취급하고 있었다. 머신 커피는 다섯 가지 원두를 섞어 만들고, 드립 커피는 각각 브라질과 코스타리카 원두 한 가지 만을 사용한다.


리이슈의 하이라이트는 에스프레소에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제비다방의 라떼맛을 다시금 느끼고 싶었기 때문에 블렌드 라떼로 주문했다. 기대감을 안고 미디엄과 다크 블렌드 라떼를 한 모금씩 번갈아 들이켰다. 이름에서 추측이 가능하듯 다크 블렌드가 미디엄 블렌드보다 좀 더 깊은 커피 향을 지녔다. 개인적으로 라떼는 고소함이 짙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두 음료 모두 나의 취향에 정확히 들어맞는 맛이었다. 마시고 나서 입안에 감도는 커피의 잔향까지 너무 좋았다.


언제나 커피 맛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커피를 마시는 공간인데, 리이슈는 말 그대로 '꾸밈없이 편안한 공간'이었다. 공간 구조나 메뉴의 단순함으로부터 굳이 '치장'하지 않겠다는 인상을 받았다. 어떠한 유행에 따르지 않고 커피의 본질을 지키는 고수의 모습이랄까. 테이블이 따로 없지만, 계단형 의자에 자유롭게 걸터앉을 수 있다는 것도 이곳만의 특별함이다. 느긋한 마음으로, 훌륭한 커피의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reissue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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