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투고 후 생긴 변화들

작년 7월 오마이뉴스라는 곳을 알고 처음 투고하였다. 나름 잘 썼다고 생각한 <단지 세상의 끝> 리뷰를 기사로 올렸다. 돌아온 등급은 '잉걸' 2000원이었다. 실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아, 내가 이 영화를 5번 보고 쓴 글인데 가치가 이 정도 밖에 없단 말인가?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오마이뉴스라는 곳에 기사를 투고하는 분들을 보니 나와 비교도 안 될 만큼 경력이 높은 분들이 많았다. 단체 회장부터 넷상에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수많은 팬들 거느린 분들까지. 보고 나니 내 기사 따위는 안 받아줘도 할 말이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글로 돈 좀 벌고 싶어서 포기하지 않고 몇 번 더 보냈다. 그러다 부서장 분께 전화가 왔다. 글에 대한 수정 관련된 전화였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 뭐 하는 분이시냐는 질문이 있었다. 루나글로벌스타... 알지도 못할 신문사 기자라고 말하면 무시를 당할 거 같았다. 그런데 그 분이 오마이뉴스에 전에 투고하던 전 대표님에 대해 알고 있었고 루나글로벌스타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오마이뉴스는 글이 별로거나 기사에 채택되기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비채택을 한다. 그렇게 몇 번 받으면 사람이 포기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참 감사하게도 이 부서장님은 계속 전화를 하셔서 이런 부분을 수정하고 저런 부분을 수정해야 된다고 알려주셨다.



어떨 때는 좀 무서울 때도 있었지만 내 글에 잘못된 습관, 주제 의식을 지나치게 강조한 같은 말 반복, 너무 많은 비문,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 주제의식, 작품을 바라보는 잘못된 시선, 근거 없는 주관에 치우친 주장 등을 하나하나 잡아주셨다. 어떤 날은 다섯 번을 전화를 걸어 수정을 시킨 적도 있었다. 이게 겉보기에는 내가 고생한 거처럼 보이지만 그 분이 정말 고생하신 거다. 비채택을 때려도 될 글들을 몇 번이고 수정해 주시면서 글이 점점 나아졌다. 이 분은 중간에 다른 곳으로 가셨지만 이 분 덕분에 오마이에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고 그나마 기자 다운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나름 글이 깔끔해진 이후에 자신감이 붙었다. 그리고 KFMA(한국영화마케팅사협회)에 등록을 위해 메일을 보냈다. 루나글로벌스타가 등록이 되어 있긴 하지만 매번 부탁하기도 미안하고 <리지> 언론배급시사회 당시 내가 등록이 안 되어 있어서 신청이 안 된 경우가 있어서 나한테 오고 내가 신청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에 신청메일을 보냈다. 솔직히 확률은 없다고 여겼다. 보통 매체가 등록이 되는데 개인이 등록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지 않을까 싶었다. KFMA도 홍보사에서 일하는 친구가 한 번 넣어보라고 해서 신청한 것이다.



며칠 후 회신메일이 왔다. KFMA에 영화 칼럼니스트로 등록이 되었다는 것이다. 실상 말하자면 난 기자가 아니라 칼럼니스트이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 번째로 지금 기자로 등록된 루나글로벌스타와 씨네 리와인드가 둘 다 제휴된 언론사가 아니다. 두 번째는 기자라면 매일 발로 뛰어야 되는데 내 신분은 학생이다. 그러니 하루 종일 발로 뛰는 (성실한) 기자님들처럼 열성적으로 활동할 수 없다. 그렇게 KFMA에 등록되고 난 뒤 놀라운 경험을 했다.



루나글로벌스타를 운영하면서 매번 나왔던 불만이 한국과 헐리웃 상업영화 언론배급시사회가 안 온다는 점이었다. 개인적으로 그런 언론배급시사회에 다니는 분들이 부러웠고 나도 기자인데 왜 저기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내 메일로 오기 시작했다. <걸캅스>, <악인전>, <엑스맨: 다크 피닉스>, <알라딘> 그리고 이번에 <존 윅3>까지 그토록 고대하던 상업영화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래도 내가 활동하는 언론사 중 한 곳이 오마이뉴스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오마이뉴스는 굉장히 큰 언론사이다. 그런 언론사에서 꾸준히 기사를 받아주신 덕분에 상업영화라는 비교적 높은 곳까지 올라가게 되었다.



오마이뉴스 덕분에 이룬 꿈 중 하나가 있다면 내가 소개해 주고 싶은 작품들을 비교적 큰 언론사에서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써스펙트>, <줄리안 포>,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템플 그랜딘> 등의 작품은 주류 언론사를 통해 소개되기 힘든 작품들이다. 이런 작품들을 비교적 많은 분들께 소개해 드리고 싶었고 고맙게도 이런 작은 영화들도 기사를 승인해주셨다. 이번에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역시 오마이뉴스로 가게 되었다.



사실 아직 불안한 건 있다. 한 달 쯤 학교 시험 문제로 오마이뉴스를 쉬었을 때 과연 다시 기사를 보내도 예전처럼 받아줄까 라는 걱정이 있었다. 정규직도 아니고 오마이뉴스에 투고하는 다른 분들처럼 경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라 스스로가 느끼는 불안이란 게 있다. 또 내부에서 인사이동이 있기에 이 점도 불안하다. 이전 나를 붙잡고 가르쳐 주신 부서장님 이후에 부서장님의 경우에도 나에게 잘 대해주신다.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도 그분이 보내주시기로 한 거고 말이다. 그런데 다른 분으로 바뀌셨을 때 혹시 지금과는 다른 길이 펼쳐지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아무래도 있을 수밖에 없다.



오마이뉴스 투고 이후 글에 대한 욕심이 커졌다. 이제는 좀 글로 밥벌이를 하고 싶다. 21살 때 내 재능이 형편없다 여기고 절망했다. 다른 길을 꿈꾸었고 한동안 글과 멀어져 있었다. 그러다 다시 돌아온 게 이제 4년, 성과를 좀 내고 싶다. 이번에 세 번째 책을 냈다. 고맙게도 지금 회사 대표님과 오마이뉴스에서도 홍보 기사를 내주신다고 하셨다. 이번 작품은 좀 잘 되었으면 한다. 표지는 내가 만들어서 좀 그렇지만...... 내용은 나쁘지 않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 2작품은 좋다. 그래..... 단편 소설집 6작품 중 2작품 좋으면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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