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집 <미나의 언덕>
사실 이 작품들을 책으로 낼지 말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제가 이름 있는 작가도 아닌데 단편소설집을 낸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들은 단편이 아니면 나올 수 없고 제목으로 선정된 <미나의 언덕>의 경우 지난 5년간 생각을 거듭한 작품인 만큼 꼭 세상에 내보내고 싶었습니다. 작품의 경우 브런치에 매거진으로 올린 뒤 한 번 수정을 쭉 거쳤습니다. 참... 오타도 오타지만 비문이 많더군요.
매거진으로 연재되었던 다섯 작품에 한 작품을 더해 총 6 작품을 수록하였습니다. 장르는 범죄를 기본으로 공포, 스릴러, 미스터리를 섞었습니다. 인천뉴스에서 한 번 홍보기사가 나갔고 아마 많게는 네 곳에서 더 기사가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오마이뉴스 같은 경우에도 홍보를 해 주시겠다고는 했는데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 작품을 써 줄 기자분을 찾아야 되는데 과연 나올지.... 표지가 좀 촌스럽고 어두워 보일 수 있는데 어쩔 수 없습니다. 제가 만든 거라.....
http://www.incheon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17369
어차피 제 책에 대한 자세한 리뷰나 인터뷰를 기대하지 않기에 스스로 작품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먼저 첫 번째 작품인 <설녀>입니다.
<설녀>
<설녀>의 아이디어는 꿈에서 왔습니다. 한데 이 꿈을 작품으로 완성시키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글이란 걸 쓸 때면 캐릭터에 몰입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여주인공 캐릭터에 아무리 노력해도 몰입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미지를 떠올리며 써야 되는데 그 이미지라는 게 떠오르지 않았죠. 그러다 작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성스러운 것>이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 작품에 등장한 미나미 미오라는 배우가 제가 생각하는 설녀 캐릭터와 딱 맞아떨어지더군요.
그다음부터는 글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기본 골격과 주요 장면은 고맙게도 꿈이 다 알려주었기에 캐릭터의 감정에 몰입해 작품을 썼습니다. 가상의 섬을 배경으로 섬을 떠나려는 소년과 그런 소년을 사랑하는 설녀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멜로를 베이스로 공포를 더한 작품입니다.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하지만 심장이 얼어버린 설녀의 가슴 아픈 사랑을 담아낸 단편소설이죠. 소설을 본 친구들이 베스트로 뽑은 작품이기도 합니다.
<유골>
이 작품은 본래 장편으로 기획했던 작품입니다. 더 음습하고 소름 끼치는 분위기로 쓸 예정이었는데 캐릭터 하나가 잘 생성되지 않아서 포기하였습니다. 그러다 단편으로 줄이면 이야기가 더 잘 풀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단편으로 줄이게 되었습니다. 동생을 납치 살인으로 잃어버린 최면술사가 환자로 세 명의 남자를 만나게 됩니다. 행위예술가, 행사 전문 트로트 가수, 연쇄 납치범. 그는 이 세 사람의 과거를 알기 위해 최면을 진행하던 중 이들이 모두 동생의 납치와 관련된 기억을 지니고 있다는 걸 알게 되죠.
최면을 통해 동생을 납치한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다룬 이 작품은 스릴러와 공포, 미스터리를 혼합한 음침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최면으로 기억을 연결하는 흥미로운 과정과 결말부 반전이 나름 인상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장편의 경우 유골함이 나타나면서 펼쳐지는 기묘한 이야기들을 쓸 예정이었는데 여자 캐릭터 하나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서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장편이었다면 더 괜찮은 작품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풍선 - 피의 광대>
공모전을 처음 뚫은 작품으로 당시 거액 요구로 작가의 꿈을 잠시 접었던 기억이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돈을 요구하는 등단의 경우 이후 정기간행물 구매도 요구하기 때문에 전 무조건 거절합니다.(취업했는데 사무실 이용 비용을 내면서 직장에 다니는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 역시나 꿈에서 본 장면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참고로 <유골>의 경우도 장편 당시 기본 플롯은 꿈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작품은 광대 공포증에 중점을 두어 만든 작품입니다.
대영 놀이공원에서 일하는 광대 하선이 딸 미나가 실종되면서 겪는 내면의 고통을 광대 공포증을 통해 공포 장르로 풀어냈습니다. 전반부가 정신적인 갈등과 방황을 중점으로 진행했다면 후반부는 이 갈등과 방황이 시각적인 잔혹함으로 변하는 방식으로 전개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후반부가 지나치게 잔인하단 생각이 들지만 꿈에서 본 장면이라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이 작품의 경우 세 번 정도 중간부를 수정하였는데 뭐가 가장 좋은지는 개인적으로 잘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 수정의 경우 하선을 좋아하는 토끼 탈을 쓴 젊은 청년이 등장하고 두 번째 수정은 토끼 탈 청년을 제외하였습니다. 이번 세 번째 수정은 희망의 광대라는 캐릭터를 넣어 하선의 캐릭터를 좀 더 분명하게 만들고자 하였습니다. 의도가 잘 반영되었길.....
<미나의 언덕>
어찌 보면 이 작품은 미야베 미유키 작가의 <화차>를 떠올리게 만듭니다. 여자 친구가 차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로 죽고 경찰은 자살로 결론을 내립니다. 결혼을 앞두었던 남자 친구는 고아인 줄 알았던 여자 친구 미나에게 어머니와 여동생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되고 사건의 진실을 알기 위해 미나의 고향을 향하게 되죠. 이런 작품의 구성 때문에 처음 작품을 썼을 때 <화차>의 느낌이 강하게 났습니다. 그래서 새로 작품을 쓸 때 이 점을 최대한 희석시키는 걸 목표로 두었습니다.
동시에 미나의 과거에 얽힌 사건을 좀 더 선명하게 그려냄으로 감정적인 충격을 더했습니다. 이 작품이 선보이는 반전의 경우 오랫동안 생각했던 반전입니다. 장면이 주는 충격보다 감정 또는 기억이 주는 충격이 더 크다 여겼고 이 점에 집중했습니다. 아쉬운 점은 액션 부분에 더 힘을 주고 싶었는데 제 글재주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한계가 컸습니다. 이 점만 잘 보완되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더군요.
<명지>
아마 가장 논란이 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바케모노가타리>처럼 기묘하면서 기괴한, 그러면서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작품을 써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꿈에서 본 장면들을 있는 그대로 연결해서 작품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래서 작품에 담긴 의미 하나하나를 깊게 파고 들어가면 갈수록 힘들어집니다. 느낌으로 받아들이는데 더 편합니다. 명지라는 아름다운 소녀가 저지른 범죄를 바탕으로 신이 내리는 재판을 다룬 작품으로 명지의 아름다움과 기괴함이 오묘한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이름을 명지라 정한 이유는 쓰다 포기한 작품의 여주인공 이름이 명지였고 이 이름이 마음에 들어서 이 작품에 쓰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작품 해석에 대한 힌트가 있다면 명지가 오빠를 만들고 싶어 하는 부분을 중점으로 해석하면 작품이 잘 풀립니다. 단편소설집 제목을 친구들에게 물어봤을 때 가장 많이 추천을 받은 제목 중 하나인데 작품이 메인으로 내세울 만한 작품은 아니라서.... 포기했습니다.
<세상 끝의 세상>
원래는 A4로 100페이지가 넘어가는 장편입니다. 11페이지로 줄이려다 보니 중간중간 무리수가 많아서 매거진으로는 연재하지 않았던 작품입니다. 다만 지금 가지고 있는 단편들 중 그나마 이 단편집과 가장 색깔이 어울린다 생각해 넣게 되었습니다. 장편 분량의 사건을 줄이다 보니 중간중간 빈틈이 많고 인물 사이의 감정 연결이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 자체가 지닌 흥미나 완성도 부분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말입니다. 친구들이 이 단편집에서 뽑은 작품 중 평이 가장 안 좋은 작품이긴 합니다.
또 다른 세계를 배경으로 그 세계의 책을 가져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진석이 또 다른 세계의 자신이 이 세계로 넘어와 소설 속 살인을 저지른다는 내용을 담은 작품으로 미스터리와 공포가 주 베이스입니다. 이 작품 역시 결말부에 반전을 넣어 작품이 지닌 느낌을 살립니다. 다만 장편에서는 흥미롭게 등장했던 인형술사가 단편으로 줄이면서 난해한 존재가 되어버렸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아래는 제 책을 구매할 수 있는 링크입니다. 내년에 단편소설집을 두 권 더 낼 예정인데 한 권은 약간 코믹한 느낌으로 다른 한 권은 이번 작품보다 훨씬 더 강한 이야기들을 담을 예정입니다. 장르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보셔도 괜찮을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구매할 돈이 아깝다면 도서관에 신청하셔서 빌려서라도 읽어주심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http://www.bookk.co.kr/book/view/58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