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놓치기 아쉬운 영화 10편

내년이라도 꼭 만났으면 하는 2019년 영화들

매 해 초마다 작년 영화 중 놓쳤던 영화들을 본다. 그 중 작년에 빨리 만나봤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작품들이 있다. 시간이 안 되어서, 바쁜 일정에 잊어버려서 못 보는 영화들이 있지만 다른 영화들에 비해 광고가 잘 되어서 또는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해서 자신이 지닌 가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해를 넘기는 영화들이 있다.


이번 시간에는 2019년 영화 중 내년이라도 꼭 만나봤으면 하는 영화 10편을 준비해 봤다. 개인적으로 본 영화들 중 재미있게 본 영화들을 선정했으며 이번에 뽑은 영화 순위에 들어간 15편과 평소에 자주 언급했던 작품들, 대중적으로 잘 알려졌거나 흥행이 잘 된 영화들을 제외하고 뽑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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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수님이 싫다


한일 관계가 악화된 후 첫 번째 타자로 관객들을 만난 영화다. 일본 내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지만 <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처럼 국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실패했다. 한 소년이 처음 기독교를 알게 되고 예수의 존재를 인식하지만 일상에서 겪는 슬픔 때문에 종교에 실망하는, 종교인이라면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내용을 잔잔하면서도 마음 한 구석이 아리게 담아냈다. 20대 젊은 감독 오쿠야마 히로시의 주제를 표현하는 능력이 탁월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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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최후의 밤


코미디, 액션, 멜로, 느와르 등 상업영화로 유명한 중국영화계를 생각했을 때 이 영화의 표현은 꽤나 인상적이다. 소재는 로맨스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문학적이며 편집을 통해 시간을 교차시키며 아련한 감성을 더한다. 여기에 알프레드 히치콕,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향을 받은 미장센은 감각적인 영상미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올해 중국영화계의 가장 큰 발견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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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슬립


‘<샤이닝>의 후속편, 이완 맥그리거 주연, 스티븐 킹 원작’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이 목록에 왜 <닥터 슬립>이 있나 의문을 표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영화가 지닌 이름값을 생각했을 때 상영관이 적어도 너무 적었다. 그럼 영화가 별로였나. 그런 것도 아니다. 전작과는 다른 이야기를 통해 흥미를 더한 건 물론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샤이닝>에 대한 오마주가 돋보이는 장면들로 큐브릭 전작의 팬들과 원작자 스티븐 킹의 만족 모두를 얻어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부족한 상영관과 긴 런닝타임으로 그 가치를 보여주기도 전 아쉽게 퇴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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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동안 100가지로 100퍼센트 행복찾기


올해 가장 독특하게 관객들에게 잇몸미소를 선사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창고에 모든 물건을 쌓아두고 100일 동안 하루에 한 가지씩 물건을 찾아오는 독특한 내기를 하는 두 친구의 모습을 통해 현대사회의 물질만능주의와 행복의 관계를 조명한다. 돈이 많으면 행복하겠지만 돈이 정말 행복의 전부일까 하는 물음을 통해 물질에 가려진 감정의 모습을 그려낸다. 긍정의 에너지를 가득 심어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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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버스턴


간만에 만나는 남자의 고독과 로망을 담은 로드무비다. 희망 없는 삶을 살아온 남자와 지옥 속에서 남자를 만난 여자의 거친 사랑을 보여주며 마초남과 소녀의 조합이 주는 아련한 감성을 선사한다. ‘문제적 남자’ 캐릭터 전문가 벤 포스터의 마초적인 연기는 폭발력을 지니며 할리우드의 기대주 엘르 패닝은 천사 같은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레옹>이 주었던 감성을 다시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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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워리


호아킨 피닉스는 올해 <조커>를 통해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배우가 되었다. <돈 워리>는 그의 또 다른 연기를 맛볼 수 있는 영화다.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한 작품은 아무리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우리 내면에 있음을 보여준다. 휠체어 신세의 마약중독자가 자신의 삶을 탓하기보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용기를 얻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삶은 뛰라고 강요하지 않으니 천천히 자신을 일으켜 세우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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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일본 청춘영화의 느낌은 청량함과 여운의 배합이 깔끔하다. 여고생과 아저씨의 사랑에 주목하기 보다는 꿈을 잃은 이들이 서로를 통해 다시 나아길 힘을 회복하는 ‘힐링’의 과정을 힘 있게 그려내며 ‘꿈과 용기’라는 청춘영화의 주제의식을 청량감 넘치는 화면에 담아낸다. ‘하늘이 흐리다고 하늘을 원망할 순 없다’는 말처럼 누구나 인생에 힘든 시기가 있지만 이를 이겨내는 건 빗속을 달릴 수 있는 용기라는 걸 보여주는 기분이 맑아지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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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라이어


로맨틱 하이스트 무비가 지닌 섹시함과 긴장감이 노년 배우에게서 느껴진다면 이는 그들의 연기력 때문일 것이다. 헬렌 미렌과 이안 맥켈런 두 배우는 정열적인 사랑 속에서 서로를 속이는 스릴 넘치는 관계를 보여준다. 때론 귀엽기도 하고 때론 섬뜩하기도 한 이안 맥켈런과 어리숙해 보이면서도 철두철미한 헬렌 미렌의 모습은 서로 다른 매력으로 강렬한 시너지를 낸다. 섹시하면서도 매력적인 스릴러를 찾는 분들이라면 놓치기 아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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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리아 벨


최근 유행하는 문학 장르는 에세이, 그 중에서도 개인의 자존감과 자기성찰에 관한 이야기다. 이는 영화에서도 마찬가지다. 더 개인적이고 섬세한 감성을 담은 영화들이 관객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중년의 여성이 자신의 삶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사랑에 상처받고 자식들은 원하는 대로 나아가지 않지만 남이 바라보는 자신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해 살아가라는 의미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높은 공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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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멜로디

올해 개봉한 영화들 중 가장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흥미진진한 스릴러라 할 수 있다. 가짜 장님행세를 하던 피아니스트가 살인현장을 목격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아내며 쫄깃한 긴장감을 보여준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주인공의 선택에 따라 예기치 못한 전개가 펼쳐지며 작품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선사한다. 발리우드가 지닌 의외성이 만들어낸 예기치 못한 재미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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