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앞두고 분주한 분위기가 벌써부터 느껴진다. CGV는 언제나 그랬던 거처럼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후보작들을 먼저 만날 기회를 선보이고자 한다. 방구석에 있는 우리들을 위한 시간도 있다. 바로 넷플릭스다. 올해 화제작들이 개봉을 연달아 미루면서 넷플릭스 영화 역시 후보작에 오를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오늘은 2021년, 아카데미 시상식을 맞이해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영화 10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더 프롬
감독 : 라이언 머피 / 주연 : 니콜 키드먼, 메릴 스트립, 캐리 워싱턴, 제임스 코든
제78회 골든 글로브 작품상, 남우주연상 후보(뮤지컬코미디)
<글리>로 유명한 라이언 머피가 메가폰을 쥔 뮤지컬 영화로 넷플릭스가 그에게 기대했던 모든 걸 담아낸 영화라 할 수 있다. 에미상 수상자인 제임스 코든과 말이 필요없는 명배우 메릴 스트립의 앙상블이 인상적이며, 미국의 졸업파티인 프롬을 소재로 <하이 스쿨 뮤지컬>과 같은 유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최근 할리우드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다양성을 바탕으로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매력을 선보인다.
맹크
감독 : 데이빗 핀처 / 주연 : 게리 올드만, 아만다 사이프리드, 릴리 콜린스
제78회 골든글로브 작품상 등 6개 부문 후보(드라마) / 제26회 크리스틱 초이스 작품상 등 12개 부문 후보
데이빗 핀처가 자신의 아버지인 故 잭 핀처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흑백영화다. 역대 최고의 영화로 손꼽히는 <시민 케인>의 진짜 각본가가 누구인지에 대해 보여주며 흥미를 자극한다. 여기에 30년대 할리우드를 재조명하며 위선에 대한 풍자와 영화에 대한 애정을 동시에 담아낸다. 허먼 J.맹키위츠를 연기한 게리 올드만의 명연기가 돋보이지만, 매리언 역으로 자신에게 딱 맞는 캐릭터를 입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꽤나 인상적이다.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감독 : 조지 C. 울프 / 주연 : 채드윅 보스만, 비올라 데이비스
제78회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후보(드라마) / LA, 시카고, 런던 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 수상
<블랙 팬서>로 유명한 故 채드윅 보스만의 유작이다. 제목만 보면 음악영화 같은데 희곡을 원작으로 한 만큼 녹음실이란 공간에서 펼쳐지는 대사가 주를 이룬다. 미국 최초의 흑인 블루스 여가수인 마 레이니를 주인공으로 미국 사회에서 흑인들이 당한 차별과 고통을 이야기하는 게 주된 내용이다. 블루스 음악에 흑인의 아픔과 슬픔을 잘 담아냈다 할 수 있다. 상당히 마른 채드윅 보스만의 모습은 그 자체로 울컥이는 감성을 전한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 7
감독 : 아론 소킨 / 주연 : 야히아 압둘 마틴 2세, 조셉 고든 레빗, 제레미 스트롱, 에디 레드메인
제78회 골든글로브 작품상 등 4개 부문 후보(드라마) / 제27회 미국 배우 조합상 남우조연상 등 3개 부문 후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진중한 법정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흥미롭게 볼 작품이다. 1968년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펼쳐졌던 평화 반전 시위가 어쩌다 폭력 시위로 변질되었는지를 다룬다. 당시 주동자였던 ‘시카고 7’이 악명 높은 재판에 소환되는 이야기로 정치적인 논쟁이 아닌 인권의 가치에 주목한다. 보비 실 역으로 변속기어로 작용하는 야히아 압둘 마틴2세의 존재가 흥미를 더한다.
힐빌리의 노래
감독 : 론 하워드 / 주연 : 에이미 아담스, 글렌 클로즈, 가브리엘 바쏘
제78회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 후보 / 제27회 미국 배우 조합상 여우주연상, 여우조연상 후보
미국에서 가장 자수성가한 인물 중 한 명으로 뽑히는 J.D.밴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로 3대에 걸친 가족 이야기를 선보인다. 가족을 지키고자 했던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로 인해 엇나가지 않았던 밴스, 그런 밴스가 짊어져야 할 존재인 어머니 베브를 통해 아름답고도 아픈 감성을 선사한다. 에이미 아담스와 글렌 클로즈 두 여배우의 열연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뉴스 오브 더 월드
감독 : 폴 그린그래스 / 주연 : 톰 행크스, 헬레나 젱겔
제78회 골든글로브 여우조연상, 음악상 후보 / 제26회 크리스틱 초이스 작품상 등 7개 부문 후보
미국을 상징하는 배우 톰 행크스가 주연을 맡은 서부극이다. 텍사스 곳곳을 돌아다니며 뉴스를 전하는 참전 용사가 고아 소녀를 만나 여행길에 오르는 내용을 담았다. 피와 폭력으로 얼룩진 개척 시대를 배경으로 죽음이 아닌 희망이 담긴 소식을 전하고자 하는 두 주인공의 여정이 인상적이다. 서부극의 구성을 통해 재미요소를 확보하면서 가슴 따뜻한 드라마를 잊지 않는 폴 그린그래스의 연출이 인상적이다.
그녀의 조각들
감독 : 코르넬 문드럭초 / 주연 : 바네사 커비, 샤이아 라보프, 엘렌 버스틴
제77회 베니스영화제 볼피컵 여우주연상 수상 / 제78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드라마)
혁신적인 감독에 기회를 준 넷플릭스의 성과라 할 수 있다. 도입부 집에서 아이를 낳는 장면은 <4개월, 3주... 그리고 2일>의 도입부처럼 큰 자극 없이도 극한의 긴장감을 유발한다. 유산과 사람 노릇 못하는 남편, 어머니와의 불화 등 한 여성이 겪는 심적 고통을 보여주며 나락 끝 극적인 상승곡선을 이뤄내는 솜씨가 인상적이다. 기존 드라마 작품들과는 다른 구성과 시도가 돋보이는 건 물론 바네사 커비는 이 한 편의 영화로 수많은 영화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다.
엠마
감독 : 어텀 드 와일드 / 주연 : 안야 테일러 조이, 자니 플린, 미아 고스
제78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 후보(뮤지컬코미디)
제인 오스틴의 ‘엠마’는 ‘오만과 편견’ 못지않게 영상화가 이뤄진 작품이다. 기네스 펠트로와 알리시아 실버스톤이 앞서 사랑스런 매력을 보여준 만큼 이에 대한 부담이 있었음에도 불구 안야 테일러 조이는 최고의 엠마 연기를 선보였다. 여기에 현대적인 감각으로 고전을 재해석하며 통통 튀는 매력을 선보인 연출이 인상적이다. 중간중간 빌 나이가 선보이는 유머 역시 언급하고 싶은 매력 포인트다.
Da 5 블러드
감독 : 스파이크 리 / 주연 : 델로이 린도, 클락 피터스, 놈 루이스
제85회 뉴욕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수상 / 제55회 전미 비평가협회 남우주연상 수상
미국사회의 인종차별주의를 고발해 온 스파이크 리 감독의 시선이 베트남을 향한 영화다. 4인의 아프리카계 미국인 참전 용사가 분대장의 유해와 숨겨둔 황금을 찾아 다시 베트남을 향하는 내용을 다룬 작품으로 월남전 당시 흑인들의 희생과 이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시아인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있긴 했지만 흑인 인권 문제가 화두인 만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노미네이트가 예상되는 영화다.
미드나이트 스카이
감독 : 조지 클루니 / 주연 : 조지 클루니, 펠리시티 존스
제78회 골든글로브 음악상 후보 / 제26회 크리스틱 초이스 신인배우상 등 3개 부문 후보
문학적인 풍미가 있는 SF영화로 미중년에 뇌섹남의 면모까지 지닌 조지 클루니의 연출작이자 주연작이다. 종말을 맞이한 지구에 유일하게 남은 과학자가 지구와 연락이 끊어졌던 우주선과 교신하는 내용을 통해 신비로운 감정을 선사한다. 원작을 바탕으로 감독 조지 클루니의 색을 버무린 솜씨가 꽤나 인상적이다. 조디 포스터의 <콘택트> 같은 감성 SF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놓칠 수 없는 영화다.
*이 글은 가려진 시간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브런치 넷플릭스 스토리텔러로 선정되어 넷플릭스 멤버십과 소정의 상품을 지원 받았으며, 넷플릭스 콘텐츠를 직접 감상 후 느낀 점을 발행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