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늘부터 우리는!!>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의 동명 코믹스를 바탕으로 제작한 <오늘부터 우리는!!>은 2018년 드라마로 제작되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은혼> 시리즈의 연출을 맡아 주목을 받았던 후쿠다 유이치는 과장된 코믹과 액션을 완벽하게 실사화 하는 놀라운 재주를 다시 한 번 선보였다. 이 작품의 성공은 극장판의 개봉까지 이끌어냈다. 영화 <오늘부터 우리는!!>은 드라마 이후의 내용을 다루며 여전한 코믹과 액션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인기는 학원 코믹물과 폭력물의 절묘한 조화에 있다. 1980년대 학원폭력이 만연했던 시기를 배경으로 철없고 순수한 청춘들의 모습은 코믹하게, 이들이 처한 폭력의 현실은 다소 잔인하게 묘사한다. 이 소년만화가 성인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는 낭만주먹에 있다. 과거 드라마 ‘야인시대’처럼 약자의 편에서 정의란 이름으로 행해지는 폭력은 그 낭만으로 쾌감을 자아낸다.
<독고: 리와인드>, <통 메모리즈> 등 학원 폭력물이 사랑받는 점에도 이런 이유가 있다. 장르적으로 볼 때는 모든 등장인물이 악인 피카레스크에 가깝지만 주먹이 지닌 낭만으로 감정적인 격화와 대결의 묘미를 선사한다. <오늘부터 우리는!!>은 평범한 학창시절을 보내던 미츠하시와 이토가 고등학교 진학을 계기로 튀는 헤어스타일을 한 뒤 인생이 바뀐 이야기를 선보인다. 양아치들의 표적이 된 이들은 자신들이 생각보다 강하다는 걸 알게 되고 지역의 짱이 된다.
드라마가 지역 최강 아케히사고와의 대결을 다뤘다면 영화에서는 외곽의 호쿠네이고가 등장하며 더 악랄한 빌런의 등장을 보여준다. 이들은 폭력을 가하지 않는 조건으로 비싼 값에 액세서리 판매를 하는가 하면 흉기를 사용해 폭행을 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 이들의 행위가 악랄한 건 낭만주먹의 원칙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양아치는 양아치끼리 싸워 강자를 가리고 일반 학생들은 건드리지 않는 것이 낭만주먹의 원칙이다.
이 낭만주먹의 원칙은 주인공들이 쉽게 싸움에 가담하고 대결을 펼치는 코드가 된다. 학교와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지닌 이들은 마치 자경단처럼 외부세력에 적대적인 모습을 보인다. 동시에 일반인과 여성을 보호하고자 하는 열망을 보여준다. 순수한 의도와 치기 어린 행위는 학원 폭력물의 인기요소다. 원작이 지닌 스토리가 흡인력을 보여준다면 후쿠다 유이치의 코믹 연출은 조미료를 더한다.
후쿠다 유이치는 코믹스의 질감을 살리기 위해 극 전체를 과장되게 표현한다. 헤어스타일부터 말투, 행동은 물론이고 애니메이션과 같은 효과를 더한다. 액션의 질감을 살리는 플랫폼인 4DX처럼 코믹의 질감을 살리기 위한 환경효과를 아낌없이 투입한다. 과장된 연기에 익숙한 일본 배우들의 존재 역시 후쿠다 유이치의 색깔을 표현해내는 큰 힘이다. 특히 하시모토 칸나는 <은혼> 못지않은 충격적인 변신으로 웃음을 안긴다.
이 과장된 웃음의 유효타가 좋은 이유는 화장실 코미디를 배제한 색깔에 있다. 더럽고 가학적이며 선정적인 유머를 배제하며 유쾌함을 살린다. 원작의 이런 유머색깔은 과장된 코미디가 주는 부담을 덜어낸다. 편하고 가볍게 웃음을 주기에 학원 폭력물의 색깔 역시 무겁게 다가오지 않는다. 캐릭터의 성향이 저급하고 저열함에도 불구 이 유쾌한 분위기는 정의와 낭만이란 두 가지 코드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
호불호가 크게 갈린다는 점 역시 후쿠다 유이치의 작품이 지닌 특징이다. 코믹스의 색깔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투영하려다 보니 만화에서는 웃음의 포인트였던 지점이 영화에서는 다소 촌스럽거나 과장되게 다가온다. 일본 실사화 영화는 만화를 영화의 문법으로 고치는 과정에서 부족한 섬세함을 보여줬다. 후쿠다 유이치가 택한 답인 만화의 질감을 통째로 스크린에 구현한 방식은 그 부족한 섬세함으로 반감을 지닐 요소가 다분하다.
그럼에도 이 작품의 등장이 반가운 이유는 학원 코믹 액션의 장르적 묘미를 충분히 담아냈다는 점에 있다. 학원 폭력을 강하게 담아내는 가학성을 배제하면서 박진감을 주고 폭력이 담긴 이야기에도 유쾌하다. 액션장면에 있어서도 포인트를 잘 잡아내며 클라이맥스 패싸움 장면에서 장르적인 매력을 극대화시킨다. 열혈과 순정으로 무장한 낭만주먹의 세계를 원하는 마니아층의 취향을 저격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