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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 Aug 18. 2020

부산사람도 해운대 해수욕장 가요?

23년 차 부산인의 휴양지에서 찍은 스냅

먼저 제목에 답을 하자면,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이렇게 대답하면 질문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 같은 허무한 느낌이 들겠지만)


해운대 해수욕장이라 하면 쏟아지는 관광객, 술집마다 자리 잡은 사람들, 구남로의 버스킹 등 많은 이미지가 떠오른다. 솔직히 부산에 20년 이상 살아오면서 해운대의 여름은 헬파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가끔 그런 분위기가 그리울 때도 있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술도 마시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게 필요할 때도 있다. 




하지만 대체로 그렇지 않을 때 나는 송정을 간다. 어렸을 때 여름에 해수욕을 빼놓지 않으시는 아빠가 줄곧 데려간 곳이다. 해운대는 사람도 많고 주차도 어렵고 씻을 공간이 생각보다 협소하여 싫다고 하시면서 항상 송정으로 데려오셨지만, 짐작컨데 아이들 관리가 더 쉽고 어디서 놀아도 대충 잘 보이는 곳에 데려가는 것이 좋으셨지 않나 싶다. 


그렇게 맺어온 인연으로 지금까지도 송정을 좋아한다. 


해운대보다는 작은 규모지만 충분히 아름답고, 여유로우며 서퍼들의 모습까지도 힐링이 된다. 

송정의 색감은 다양하다. 때로는 파랗게 보이다가도 그것보다 진하게 다가올 때도 있고, 가끔은 더 부드럽다. 


송정에서의 촬영은 꽤나 순조로웠다. 바다와 미소가 잘 어울리기도 하고, 그녀가 짓는 표정과 송정이 잘 어우러졌다. 첫 스냅 촬영이라 포즈나 표정 구상이 힘들었을 텐데도 시도하고 싶은 부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잘 표현해줘서 순조롭게 작업이 진행됐다. 



두 번째로 내가 소개하고 싶은 장소는 청사포다. 


청사포하면 다들 '조개구이'를 떠올린다. 나도 조개구이를 워낙 사랑해서 청사포를 자주 오곤 하는데, 여기엔 아름다운 등대가 있다. 빨간 등대, 그리고 하얀 등대. 대부분의 방문객이 조개구이와 소주를 먹느라 청사포의 바다는 볼 겨를이 없지만, 청사포의 바다는 정말 잔잔하면서 깊이가 있다. 실제로 수심이 깊은지는 모르겠으나, 속을 알 수 없는 깊이감이 느껴진다. 

실제로 촬영 중에 속을 알 수 없던 바다에서 해달이 우릴 지켜보기도 했다.(여기 해달이 꽤나 출몰해서 낚시꾼의 생선을 물어가기도 한다니까 조심하자)


송정, 청사포 그리고 달맞이까지 쭉 이어지는 길을 따라 사진도 찍고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흔히 부산하면 떠오르는 해운대, 서면과 같은 곳보다는 조금 더 자연과 닿아 있을 수 있으면서도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바다에서 술만 먹지 말고(술도 먹고) 부산 특유의 바다와 험준한 오르막길 내리막길의 느낌을 느껴보길 바란다. 



Songs with us

송정 - 플랫폼 스테레오

Delicate - Damien Rice



Copyright 2020. Geunju Hwang All pictures cannot be copied without permi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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