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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시작하는 스페인어, 단어 암기가 최선이다.

언어를 아는 것은 여행의 질이 달라진다

by Sonia


20년 까미노를 끝내고 돌아온 이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국경을 봉쇄하는 나라가 늘기 시작했다.

결국 현실의 이유로 내년에도 다시 가리라 마음먹었던 스페인으로의 발걸음은 잠정 3년 가까이 멈춰야 했다. 가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억지로 가야 할 이유도 없기에 안전하다 여겨질 때까지는 스페인어 공부하면서 기다리자 했다.

언어 교육 바우처를 받아 6개월 정도 회화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선생님을 만났다. 그는 한국에서 원어민 강사 경험이 있는 분이다. 한국어도 하고 영어도 하고 스페인어도 한다. 선생님은 생각보다 한국어가 유창하지 않다면서 영어로 설명해도 되겠냐고 묻는다. 뭐 어설픈 한국어로 듣는 것과 영어로 설명을 들어도 내게는 같은 상황이니 동의한다. 영어로 설명 듣는 이 수업이 내게는 오히려 꿀이 되었다.


당시는 본국에서 온라인으로 강의를 한다고 했다. 일대일 수업의 장점은 집중력이 최강이지만 단점은 외국어 초짜의 경우 생각보다 힘들다는 점이다. 200만 원 가까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기회여서 최선을 다했고, 어느 순간부터 내가 작문을 하기 시작했다. 작은 문장이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문장으로 바꾸어 스페인어 회화를 조금씩 할 수 있었다. 입이 열리기 시작한다는 거지.


딱 공부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바우처는 끝났다. 자비로 수강을 연장해야 하는데 나의 실력으로는 조금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어휘부터 암기하고 다시 도전하기로 한다.(이것이 늘 내 발목을 잡는다)

그다음 날부터 스페인어는 손을 놨다. 책을 들여다봐도 아무것도 알 수가 없다. 6개월간 향상된 것은 말하기 뿐이었나 보다. 원체 암기를 잘 못하기에 단순 암기방법으로는 어렵다. 게다가 꾸준함도 없다. 어이없는 것은 스페인어를 공부하려고 시작했는데, 영어해석능력이 좋아지고, 매일 아침 일본어 읽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일본어는 혼자서 독학하던 과목이라 여행 회화는 할 수 있기에 입이 열려있다. 영어는 스페인어 문장을 해석하려고 하다 보니 영어와 비교하는 식으로 공부하다 보니 영어 해석이 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리고 2년이 지난 후 스페인으로 가는 비행기를 예매했다.

나에게 질문한다. 스페인어는 할 수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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