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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주제는 곤란한 상황에서만 생기는 걸까?

by Sonia

또또 남탓하는 주제를 들고 왔습니다.

영감이라고 하죠? 번뜩이는 아이디어라는 의미의 그것 말이죠.

나의 경우는 주로 걷거나, 은밀한 공간에 홀로 있거나,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을 때입니다. 네네 줌으로 하는 실시간 강의요.


'OO 어때?' 라며 뇌가 툭 던지면

'앗! 나 이거 쓰고 싶어~' 라며 가슴이 요동을 치기 시작합니다.

'마음에 든다면 써봐' 라며 내용을 슬쩍 꺼내놓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난 지금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바로 메모를 해야 하니 손으로 간략하게 써 둡니다. 한때 450타의 타이핑 속도를 자랑하던 나는 손으로 쓰는 것보다 입력하는 것이 더 익숙합니다. 글씨 쓰는 속도가 느려서 뇌의 속도를 따라가기 힘듭니다. 결국 글씨는 날아가고 나중에는 알아보기도 힘듭니다.


메모를 하는 동안 강의 내용은 놓치고 맙니다. 녹화본이 제공되는 강의면 좋겠는데요. 아닌 경우도 많거든요.

어쨌든 매우 곤란한 상황에 쓰고 싶은 내용이 많이 생기더군요. 전문 작가도 아닌 주제에, 습작도 못해 본 자가 참 핑계가 많습니다. 어쩔 수 없죠. 이 매거진이 남탓하는 나에게 잔소리하기가 테마니까요.


어제도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는데, 지금 기억이 나지 않아서 XXX 할 뻔했습니다. 기억의 용량이 큰 사람이라고 자부했는데, 정말 세월과 노화 반응은 이겨낼 수 없나 봅니다. 곧 외출해야 하는데, 외출 시간을 늦추면서 까지 글을 씁니다. 이렇게라도 매일 글 써보겠다고 한 약속만은 어떻게든 지켜보고 싶으니까요.


오늘로 나에게 지적하는 내까짓게 글을 쓴다고 3일 차입니다.

내일 쓰면 작심삼일 2회 차가 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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