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말소리

by 코끼리

1월 1일 새 해맞이해 (?) 연말에 3일 휴가를 냈다.

여행 계획은 없고, 그냥 일주일간 부모님 집에 있을 예정이다.

본가에 오면 늘 반갑게 맞이하며 맛있는 음식을 해주신다. 언제나 그랬듯이 혼자 살 때 몰랐던 소중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맛있는 음식, 귀여운 강아지, TV, 집 근처의 산책로 등등 여러 가지 안정감을 주는 따듯한 것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평소와 다른 것이 귀에 들어왔다.


전날 아침을 먹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늦게까지 잠을 자고 있었는데,

아빠와 엄마의 말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 별 내용은 없었다. 그냥 밥을 안치고 아침을 먹으며 나누는 소소한 대화들이었고 그 사이에는 간혹 웃음소리가 섞여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청소기를 돌리고 또 텔레비전을 함께 보면서 나누는 멀리서 들려오는 희미한 이야기들이 이상하게 안정감을 주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잠에 들었다. 눈을 떠보니 집은 고요했다. 아직까지 일을 하고 계셔서 평일 낮에는 집에 안 계신다. 이렇게 부모님은 나름대로 생활을 소소하게 살아가고 계신다. 나름대로 건강하게 챙기면서 일을 하시면서 또 일상을 지켜나가고 있다.


살면서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평안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큰 위안이 된다. 멀리 있어도 그려지는 부모님의 안정된 삶은 감사한 일이고 또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안식처로 작용하기도 한다.


2026년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왠지 즐겁고 괜찮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이런 안식처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나는 내 위치에서 잘 해내리라.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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