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크리스마스네요.
이번 크리스마스는 어떻게 보내냐는 질문에 올해는 조금 자세히 답해 봅니다.
저는 약속도 일정도 없이 집에 있을 예정이며 오랜만에 쉬는 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있을 거예요. 뭐 크게 의미를 둘 필요가 있나요? 그냥 배부르게 먹고 늦게까지 자고 뒹굴며 쉬면 그만이지. 굳이 누구를 만나야만 하나요? 가족도 친구도 없는 건 아니지만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잖아요. 올해 크리스마스는 저는 그런 거 같아요. 이미 연말이라고 반강제(?)적으로 약속을 잡고 나갔던 터라 조금 지친 상태라서요. 저는 사람을 만날 때 에너지가 많이 필요해요. 그러니 만나고 싶은 날 만나는 게 더 의미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올해는 굳이 크리스마스라고 쉬고 싶은 몸과 마음을 이끌고 나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렇다고 외롭거나 심심하거나 하지는 않아요. 사람들이 싫고 세상이 싫고 이런 부정적인 감정은 없답니다. 그러니 걱정하며 불쌍하고 안쓰럽게 바라보지 마세요. 오히려 그런 말을 들으면 외로운 척을 해야만 할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나름대로 혼자 있을 때 생각을 정리하고 책도 읽고 다이어리도 쓰면서 나름대로 시간을 잘 보내는 편이라서 너무 좋아요. 진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연락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그러니 부담스러운 눈빛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아 물론 그런 걱정과 눈빛이 진심으로 저를 위하는 마음을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어요. 그냥 인사말이죠. 사실은 저도 남들한테 그렇게 하거든요. 그러니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는 요즘 이런 의례적인 시선들에 벗어나 스스로를 찾아가는 중이에요. 사실 예전에는 혼자 쉬고 싶어도 사람들과 만나고 그랬어요. 산으로 바다로 여행을 떠나거나 가족들과 함께 케이크를 자르고 했답니다. 생각해 보면 마음 한편에 '크리스마스에 뭐 해?'라는 질문에 1년에 하나뿐인 기념일에 '나는 이렇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라는 답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저는 이제 그런 기대를 충족시킬 시간이나 체력적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나 봅니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마도 겨울의 온도가 조금 달라진 걸까요?
아, 혹시 제가 뭐하는지 진심으로 궁금했던 분들을 위해 몇 글자 추가로 적어봅니다.
저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스트레칭과 명상을 하고 요거트와 휘낭시에와 함께 루이보스 차 한잔을 먹었어요. 어제 동네의 작은 서점에서 산 책을 꺼내 읽다가 다시 조금 잠들었죠. 오전 11시 30분쯤 됐을까요? 아빠에게 영상통화가 왔네요. 귀여운 강아지 초코를 잠깐 보여주시더니 잘 지내냐는 안부를 묻고 끊었습니다. 그리곤 잠깐 차가운 공기를 마시고 싶어서 밖으로 나갔어요. 올리브영에 들러서 필요했던 머리끈과 마스크팩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아 오는 길에 따듯한 커피 한잔을 테이크아웃했어요. 아마도 오늘 하루는 이렇게 소소한 일상으로 가득 채워질 것 같네요. 조금은 궁금증이 채워졌길 바라며 이만 글을 마칩니다.
모두들 Merry christ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