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혼자 있는 주말
내일 2주간 휴가를 사용하셨던 상사가 돌아온다.
괜히 신경이 곤두세워지는 것은 어쩌면 그간 심리적인 부담이 줄어든 탓에 들었던 아쉬움일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할 일을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다시 노트북을 켠다.
평일에는 꾸준히 운동을 나갔고, 운동가지 않는 날에 친구가 급번개를 제안하여 퇴근 후 과천에 다녀왔다.
낙성대역에서 9-3 버스를 갈아타면 약 30분 정도 거리에 과천이 위치해 있다. 우리는 간단히 치맥을 하고 공원에서 산책하면서 이런 저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식품업 인사팀에서 근무하는 친구의 회사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다. 테무에서 좋은 물건을 사는 방법이나 7월에 발리 여행을 준비하는 것까지 끊임없이 이야기가 멈추지 않았다. 이렇게 친한 친구와의 소소한 이야기는 삶에 잔잔한 휴식이 되어준다. 대화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여러 가지 자극을 주고받으며 열심히 살아갈 힘을 얻기도 한다. 이런 친구가 있다는 것이 새삼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지 깨닫는다.
금요일에는 퇴근하고 인천에 다녀왔다. 최근에 형부의 직장 근처인 인천으로 이사해서 기념으로 다녀왔던 것이다. 언니네는 아이가 태어나고 모든 결정의 우선순위가 달라지면서 생각하지도 않았던 인천에 자리를 잡았다. 역시 인생은 어디로 흘러갈지 모른다. 그래도 덕분에 동네에 가봤는데 확실히 서울보다 가격도 컨디션도 좋아진 아파트를 보니 여러 가지로 생각이 많아졌다. 어딜 가나 여전히 귀엽고 현명하게 살고 있는 조카와 언니 부부를 보니, 역시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근처 이케아 고양점에서 가구를 둘러보고 집에 돌아왔다. 이사를 앞두고 언니가 필요한 것을 사주겠다고 데리고 갔는데, 막상 너무 선택지가 많으니 고르기 쉽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은 디자인을 참고할 수 있었고 마음에 드는 그릇세트를 사 왔다. 빨리 좋은 공간으로 옮기고 새로운 시작을 하고 싶다. 친구들과 미리 6월에 집들이 약속도 잡아두었다. 나에게는 대출도 가구도 처음이다. 이렇게 하나씩 새롭게 해 나가는 것이 진짜 어른이 되는 과정인 것 같다.
그리고 일요일. 오랜만에 집에서 혼자 쉬는 중이다.
느지막이 일어났지만 날씨도 좋고 커피도 맛있다. 밥도 직접 해 먹고 청바지만 골라서 모두 세탁기에 돌렸다. 목욕하고 산책을 나가니 깨끗한 바람과 공기에 기분이 좋다.
3월 중순부터 매주 약속이 있어서 관악산, 일본, 전주, 인천까지 계속 돌아다녔다. 혼자 보내는 주말 시간이 더욱 여유롭게 느껴지는 이유다. 나에게 개인 공간을 정리하고 시간을 쓰는 일은 매우 소중하다.
다음 주는 나름대로 새롭고 부딪혀야 하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결국 내가 감당해야 하는 부분이고 어떤 형태로든 지나가니 지금으로선 크게 불안해할 것도 없다.
난 언제나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괜찮다. 그저 현재에 집중하고 성실하게 살아갈 뿐이다.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또 나의 공동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작은 실천을 해 나가며 정말 그냥 살아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