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

by 권일상

예정도 없었다

일이 끝나고 집에 가니

문득 가고 싶었다


행동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어느덧 차에 타고

그 친구가 사는 곳으로 가고 있었다


오랜만에 가는 길이 설레지는 않았다

너무나 차가웠던 마지막을 생각하니

중간에 다시 돌아갈까도 싶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생각에

시간은 빠르게 갔고

어느덧 집 근처에 도착했다


매번 주차했던 곳에 주차를 하고 나니

겁이 나기 시작했고

왜 왔나 싶어 차에서 한동안 내리지 못했다


'그래 그냥 연락은 하지 말자'


이 생각을 하니 마음이 좀 편해졌고

같이 걸었던 공원을 돌았다


그 이후 집 근처 카페로

혹시나 볼 수 있을까 해서

밖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고

지금 생각해도 이때는 참 웃겼다

기대도 안 한다 생각하고 왔는데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 기대하는 내 모습이


노트북을 하면서도

눈은 계속 밖을 향하였고

그렇게 시간이 렀다


'아 나는 어쩔 수없나 보다'


결국 못 참고 연락을 했다

그리고 역시나

답장은 오지 않았다


'그래 뭐..'


그 이후 또 미련이 남아

1시간 정도만 더 기다리다가

가보겠다는 연락을 했다


이제는 기대조차 사라져 짐을 챙기고

그냥 근처에 가보고 싶었던 곳이 있어

그곳으로 이동 중에 전화가 왔다

아직도 예전 저장된 이름으로


정차 중이었으니 망정이지

너무도 놀라버렸고

무슨 말을 하지 잠깐 생각 후 전화를 받았다


"나 거기 없어 지금 가족들하고 휴가 왔어.."


태연한 척 전화를 받고

간단히 안부를 묻고

나온 그 친구의 말이다


근데 이상하게

그 말을 들어도

허탈함도 아쉬움도

느끼지 않았다


차가웠던 마지막과 달리

원래 평소와 같던

여자친구의 말을 들으니

바보같이 좋기만 했다


그리고 어떻게 지냈는지

시시콜콜한 얘기들


시간은 너무나 빨리 갔다

끊고 싶지 않았다

마치 예전으로 돌아간 기분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가는 길에 항상 했던 통화 같았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너무 시간이 길어지면

여자친구의 부모님이 의심면 어쩌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은 날 너무나 슬프게 하였지만

이 또한 예전과 같은 거 같다


항상 데이트 때마다

여자친구 부모님의 연락이 오면

태연한 척하였지만

심장은 내려앉았으니


쨌든

끊어야 할 때가 왔다

조금만 더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지만

이 욕심의 끝은 없을 것이고

더 한들 변하는 것은 없을 테니


전화를 끊

순간

내가 그동안 했던 소개팅들이 생각났다


나름 마음에 든다 생각하여

잘해보려고 했던

또 노력했던 것들이

시간들이


이 짧은 통화가 주는

행복함을 주지는 못했던 것이


'흠..그렇다면 이제 어쩌나'


그래도 잘 지낸다니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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