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져 나오는 메타버스 솔루션이 가지는 의미

로아 X 실리콘밸리 리포트

by 로아인텔리전스
[실리콘밸리 리포트]는 '로아'와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전하는 '팀 미라클레터'가 협업하여 제공해 드리는 아티클입니다. 이번 편을 시작으로 1개월에 한 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를 현지에서 직배송하여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한국 시각 6월23일 밤 10시,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IT 기업 중 한 곳인 어도비(Adobe)가 새로운 제품을 하나 내놓았습니다. 어도비는 사진을 창의적으로 편집할 수 있는 포토샵(Photoshop), 영상을 편집하고 특수효과를 입히는 프리미어 프로(Premiere Pro), 애프터 이펙트(After Effect) 등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어도비는 이날 포토샵과 프리미어 프로를 통해 선보였던 사진 및 영상 편집·제작 기능을 3차원에 도입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서브스턴스 3D(Substance 3D)라는 이름으로 6월24일에 출시된 해당 제품은 어도비가 하루 아침에 만들어낸 것이 아닙니다. 어도비는 서브스턴스 3D를 내놓기 위해 2015년부터 기업 인수합병과 인재영입 등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브스턴스 3D 출시를 위한 어도비의 준비

▶ 2015년, 게임 애니메이션 관련 기업 믹사모(Mixamo) 인수

▶ 2019년, 3차원 그래픽 에디팅 회사 알레고리드믹(Allegorithmic) 인수

▶ 2019년, 가상현실 제작회사 미디엄(Medium) 인수

▶ 2019년, 픽사(Pixar) 출신 '귀도 쿼로니'를 엔지니어링 팀 총괄로 영입


이러한 오랜 노력들이 축적되어 3차원 그래픽 편집을 가장 어도비스럽게 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겠죠. 하지만 아무리 어도비 제품이라고 해도 창작자들이 3차원 세상을 손수 제작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어도비는 이번 제품에서 창작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을 핵심으로 삼았습니다.


▼어도비의 스브스턴스 3D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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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는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하여 서브스턴스 3D 제품을 통해 수 만가지의 라이브러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3차원 입체의 예시들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게 했다는 것인데, 이런 결정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번 제품 발표를 총괄한 어도비 본사 임원인 세바스티안 데구이(Sebastian Deguy)는 "누구나 손쉽게 3차원 그래픽을 만들 수 있게 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합니다. 즉, 레고블럭을 조립하 듯, 또는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하 듯이 별다른 지식이 없어도 3차원 그래픽을 쉽게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놓았다는 이야기입니다. 뿐만 아니라 머신러닝 같은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었기 때문에, 3차원 그래픽 편집 도중 어떤 부분은 컴퓨터가 자동으로 처리해 주기도 합니다.


▼어도비의 스브스턴스 3D 제품 시연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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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는 왜 3D 제품을 만들었나

세바스티안 데구이는 어도비에서 3차원 그래픽 제품을 출시한 이유를 놓고 "데이터를 살펴봤더니 지난 1년 동안 3D 제품 사용량이 40%가량 급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넘어서는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컴퓨터가 그려내는 가상의 3차원 세상이 주목받을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어도비 뿐만이 아닙니다. 소프트웨어 유니티(Unity) 공급사 '유니티'의 존 리치텔로 CEO는 매일경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3차원 가상현실 세계를 이용하는 사용자 수가 조만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세가지입니다.


첫째, 일반 사용자들이 가상현실 속에서의 삶에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3차원 가상현실 세계를 만들어 줄 개발자들의 생태계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셋째,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 가상현실·증강현실 디바이스가 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메타버스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엔비디아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에는 컴퓨터가 만들어내는 3차원 가상세계에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가 곧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증거들은 너무나 많습니다. 특히 페이스북이 이 분야에 매우 적극적이라 가상현실 하드웨어인 오큘러스(Oculus)의 서비스 생태계를 만드는데 CEO인 마크 저커버그의 신경이 온통 쏠려있다고 하죠. 소셜미디어 분야에서 페이스북의 막강한 라이벌인 스냅(Snap)은 증강현실 안경 제품을 내놓은데 이어 창작자들에게 해당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며 증강현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죠.


마이크로소프트도 열심입니다. 올해 3월 자사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발표한 3차원 입체 디자인 협업 소프트웨어 '메쉬(Mesh)'가 그 증거입니다. 제품 시연영상을 보면, 개발자들은 3차원 가상공간 속에서 가상현실 디바이스를 착용한 채 원거리에 있는 동료들과 협업을 진행합니다. 같은 도면을 띄워놓고 함께 설계를 한다거나, 홀로그램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지구본을 사이에 놓고 이야기하는 모습들을 3차원 가상공간 안에서는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마이크로소프트가 공개한 메쉬 시범영상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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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반도체 회사로만 알려져 있던 엔비디아(Nvidia)도 눈에 띕니다. 엔비디아는 CEO까지 나서 메타버스 플랫폼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옴니버스(Omniverse)로 불리는 엔비디아의 3차원 그래픽 솔루션은 누구나 가상현실 세계를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옴니버스는 어도비의 서브스턴스 3D나 마이크로소프트의 메쉬와 같이, 3차원 이미지나 영상을 여러 사람들이 협업해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특이한 점은 그림자나 물방울의 움직임 등 현실세계에서 벌어지는 물리법칙들까지 구현된다는 것입니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건축이나 제품디자인 등 산업영역에서 쓰임새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CEO인 젠슨 황은 옴니버스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젠슨 황이 직접 기자들에게 이야기했던 내용의 일부만 보더라도, 그가 메타버스 시장에 걸고 있는 기대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아래 그가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한 내용의 일부를 보여드립니다.


▼ 6월2일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하는 젠슨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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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확신합니다. 메타버스에서 설계하고 디자인하는 제품의 숫자가 현실세계에서 디자인하는 제품의 종류보다 훨씬 많아지는 시대가 반드시 온다고 말입니다. 3차원 그래픽이 가능해졌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알아차렸습니다. 현실세계보다 가상세계가 훨씬 재미있으며, 3차원 가상세계는 우리의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만들어 줍니다!"



피튀기는 메타버스 경쟁, 가상공간 속 생태계로 승부 봐야

대형기업들도 3차원 그래픽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지금, 메타버스를 둘러싼 경쟁은 이미 과열되었습니다. 누구나 쉽게 3차원 그래픽을 만들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누구나 소셜미디어에 포스팅을 업로드하듯 손쉽게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온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이미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 같은 게임 속 세상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기도 합니다.


플랫폼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제품공급자의 생태계입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콘텐츠 창작자들의 생태계가 늘어났기 때문이고, 넷플릭스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또한 각종 영상콘텐츠 제작 스튜디오들과 자신을 연결하는 생태계를 구축했기 때문입니다.


틱톡과 같은 플랫폼들이 급성장할 수 잇었던 이유도 그 곳에 새로운 영상들을 업로드하려는 크리에이터들이 밀려오면서부터 였습니다. 미국에서 웹툰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네이버 역시, 웹툰 작가들이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잘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인 람 차란(Ram Charan)은 "오늘날의 기업은 기업 대 기업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만든 생태계를 놓고 경쟁하는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따라서 어도비나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기업들의 경쟁포인트는 누가 플레이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먼저 확실하게 갖추느냐 하는 것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지는 메타버스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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