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 X 실리콘밸리 리포트
[실리콘밸리 리포트]는 '로아'와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전하는 '팀 미라클레터'가 협업하여 제공해 드리는 아티클입니다. 이번 편을 시작으로 한 달에 한 번,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화제인 최신 비즈니스 트렌드를 현지에서 '직배송'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1조원 이상의 자산가들만 참가할 수 있는 행사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 투자은행 '앨런앤컴퍼니'가 매년 7월 초, 미국 서부의 아이다호 주에서 개최하는 선밸리 컨퍼런스입니다.
선밸리 컨퍼런스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무산됐던 지난 해와 달리, 올해 정상적으로 개최되었습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번 행사에도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순다르 피차이, 팀 쿡 등 이름만 들어도 알 법한 미디어 및 IT 업계의 거물 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여 관심을 모았는데요. 그들이 모인 자리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 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 7월 초, 미국 아이다호 주의 선밸리로 속속 도착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전용 비행기
콘텐츠가 필요한 애플, 미식축구 경기 중계권 따내기에 힘써
우리에게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를 만드는 곳으로 더 익숙한 애플은 사실 미디어 시장에 매우 관심이 많은 기업입니다. 2019년 11월부터 애플TV+라는 스트리밍 비즈니스를 운영해 오고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죠. 시장조사 기관인 모펫나탄슨에 따르면, 2020년 4분기에 애플TV+로 영상을 시청한 미국 내 가정은 10%~11% 수준에 그쳤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애플은 일요일 밤 미식축구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콘텐츠에 목마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유튜브의 '강남스타일'이나 넷플릭스의 '하우스오브카즈'와 같은 인기 콘텐츠를 찾아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 올해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가한 애플 CEO 팀 쿡의 모습
이와 같은 상황에서 올해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가한 팀쿡 애플 CEO가 NFL(미국 미식축구 리그)의 기관 대표자와 접촉했다는 사실이 전해져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 IT 매체인 더인포메이션은, 일요일 밤 미식축구 경기의 중계권을 놓고 선밸리에서의 협상이 시작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밖에 애플은 아마존에서 스포츠 동영상 사업을 담당한 적 있는 제임스 디렌조를 영입한 이후, 미국 대학의 스포츠 중계권을 따내기 위한 여러 가지 시도들도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기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덩치', 몸집 불리기 나선 기업들
올해 선밸리에서는 비아컴CBS의 마음을 사기 위한 눈치 게임이 치열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아컴CBS는 미국 방송사 CBS와 영화제작 및 배급사 파라마운트를 보유한 기업인데, 스트리밍 시장에서 넷플릭스에 맞서기 위해 몸집을 불려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따라서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가한 비아컴CBS의 CEO 샤리 레드스톤에게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전해집니다.
▼ 비아컴CBS의 CEO인 샤리 레드스톤
비아컴CBS는 현재 아마존이나 넷플릭스에 인수될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마존과 넷플릭스 모두 비아콤CBS를 인수할 수 있는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비아컴CBS의 콘텐츠 제작 능력이 인수 욕심을 부를 만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비아컴CBS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은 또 있습니다. 바로 미국 최대의 인터넷 통신망 기업인 컴캐스트인데요. 최근 피콕(Peacock)이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비아컴CBS에 대한 관심도 남다를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해당 기업들의 수장들 모두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가한 만큼, 인수와 관련한 의미 있는 만남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름다운 선밸리에서 껄끄러운 만남 가졌을 구글&마이크로소프트
선밸리 컨퍼런스에는 협력과 인수합병이라는 아름다운 결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웃지 못할 껄끄러운 만남도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요, 올해에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불편한 만남을 가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비슷한 시기에 세계적인 IT 기업의 최고경영자로 임명된 데다, 인도 출신이라는 공통점까지 갖추고 있어 서로 일종의 협정 같은 것을 맺은 바 있습니다.
▼ 선밸리 컨퍼런스에 참가한 미국 IT기업 주요 인물들 (왼쪽부터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하지만 협정을 통해 서로가 얻고자 했던 결과물의 진행 속도가 지지부진했던 탓일까요? 두 기업은 약속된 기간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협정을 연장하기 위한 어떤 움직임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서서히 서로를 향해 비난의 칼날을 겨누기까지 했습니다.
미묘한 신경전의 불씨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당겼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각종 웹페이지에서 광고 자리를 검색하게 해주는 구글의 '서치애드360'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인 '빙'을 차별 대우한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장 브래드 스미스는 이에 그치지 않고 "구글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구글은 귀머거리 행세만 한다"며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반독점 조사에 직면한 배경에 마이크로소프트의 목소리가 조금은 작용을 했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구글도 가만히 있지 만은 않았는데요. 구글의 전무(Senior VP)인 켄트 워커는 블로그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을 바꾸려고 로비를 하고 공격을 하는 익숙한 전법으로 다시 돌아갔다”며 “이건 기업이 갖고 있는 기회주의적 면모의 민낯이다"라고 맞섰습니다.
선밸리에서는 조만장자들의 인간적인 면모도 포착할 수 있다
선밸리 컨퍼런스가 매년 주목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만장자들의 인간적인 면모까지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행사에서 심각한 기후변화 문제를 주제로 연설을 진행한 빌 게이츠, 강력한 힘을 갖고 있는 선밸리 컨퍼런스 참가자들을 향해 기후변화 문제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당부하며 연설을 잘 마쳤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습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 빌 게이츠의 이혼에 관한 질문이 나왔는데, 빌 게이츠는 전적으로 자신의 잘못이 크다는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뉴욕포스트에 해당 상황을 전달한 익명의 참가하는 빌 게이츠가 거의 울 뻔했다고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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