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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Jul 07. 2024

엄마의 명리공부

사주팔자로 우리의 삶을 속단할 수 있을까?


['엄마의 명리공부', 사주팔자로 우리의 삶을 속단할 수 있을까]


2024년 하반기를 시작하는 7월의 첫 주말, 아침일찍 일어나 '엄마의 명리공부'를 읽었다.


'엄마의 명리공부'는 자녀의 적성과 진로에 초점을 맞추어 '명리학'을 알기 쉽게 풀어낸 책이다. 저자는 '용신'이나 '대운', '합/충/해'와 같이 복잡한 개념보다는 생년월일시의 사주팔자가 형성하는 '격국'에 맞춰서 오행과 육친을 분석하고, 아이들이 삶을 설명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구체적으로 사례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문답식 문장도 읽기 편하고 재미도 있다. 현대 사회에서는 이런 방식의 분석이 더 적합할 수 있겠구나, 끄덕여지는 대목도 있다.


어린 시절 '명리' 공부에 빠진 적이 있다. 자그마한 만세력 한 권을 들고 생년월일시로 천간과 지지를 헤아려, 사주의 기둥을 세우고, 팔자의 틀을 갖추어, 육친을 헤아리고 용신을 찾아내어 오행을 풀어내면 설명하지 못할 것이 없을 것 같았다. 술 한 잔, 식사 한 끼에 동료와 지인들의 운명을 풀어내니 그 또한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작은 재주와 세치 혀로 한없이 무거운 삶을 풀어낸다는 것이 부끄러워 '만세력을' 버렸다. 그리고 '만세력' 없이도 앱 하나로 사주팔자 격국을 손쉽게 뽑아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자녀 진로'에 특화된 기획 서적까지 나왔다니, 세월이 많이 흘렀음이 느껴진다. 그런데 AI에게 학습을 시키면, 간편하게 사주를 보는 시대가 올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책을 읽으며 되돌아보니, MBTI나 혈액형으로 사람의 성격 및 유형을 규정하는 것 이상으로, '명리'로 운명을 속단한다는 것이 참으로 위험천만한 일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된다.


하지만,  '자존감'과 '열정'이 '재능'을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재화'를 얻게 되며, 그 과정을 통해 '지위'와 '권력'을 누리게 되며, 어느덧 '배려'와 '깨달음'을 익히게 되는 순환의 논리가 담긴 오행과 육친. 그리고 모든 삶에는 좋은 것과 나쁜 것 그리고 나름의 흥망성쇠가 있다는 '왕생휴수사'의 개념 등 '명리'에 담긴 교훈을 접하다 보면, 옛 '선인'들이 왜 '명리학'을 만들었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그들도 가끔은 힘든 삶에 지쳐서, 스스로를 온전히 이해하고 위로받으며, 더 나은 인생으로 나아가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명리'에 관심이 있다면 재미로 읽을 만한 책! 다만, 이 책 한 권 읽고 사주를 보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독서노트 #엄마의명리공부 #판미동 #명리 #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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