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산티아고 순례길 - 북쪽길 전설의 알베르게

북쪽길 Day 13. #라레도 Laredo ~ #구에메스 Güemes

by Roadtripper

#북쪽길 Day13. #라레도 Laredo ~ #구에메스 Güemes : 28.7km




1. 구에메스 가는 길


라레도에서부터 구에메스까지 갔던 날.
이날은 구간이 좀 길다.


라레도에서 구에메스까지 이어지는 전체 맵.

1_ichUd018svclx39jwyg9yua_wocx9r.png?type=e1920_std https://www.gronze.com/etapa/laredo/guemes


해안선을 따라 가는 굵은 실선은 북쪽길 공식 루트,

점선 표기된 내륙 길은 얼터너티브 루트다.


요샌 북쪽길 뿐 아니라 #프랑스길 , #포르투갈길 등
산티아고로 연결되는 까미노 루트 자체가 다양해졌을 뿐더러
한 구간 내에서도
공식/얼터너티브로 나뉘는 구간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사진 오른쪽 귀퉁이, 라레도 수도원에서 자고 일찍 출발했는데

라레도 지역 해안선을 따라 벗어나는 구간만 무려 4km가 넘는다.


batch_1IMG_5214.png
batch_1IMG_5223.png
batch_1IMG_5224.png


batch_1IMG_5231.png

내륙 쪽으로는 이런 풍경.


라레도에서부터 얼터너티브 루트로 걸으면 저기 보이는 자락을 통과한다.

batch_1IMG_5237.png

이른 아침.

아직 영업을 시작하지 않은 해변 마을은 고요-


batch_1IMG_5251.png

강한 바람에 날려온 모래가 해변에 해안사구를 형성했다.

batch_1IMG_5252.png

여전히 이어지는 길.

batch_1IMG_5267.png

아직도 이어지는 길.


batch_1IMG_5282.png

끝나지 않았음.

batch_1IMG_5283.png
4_3bgUd018svc1v8vm9x228zsv_wocx9r.jpg

1시간 반 가량이 훌쩍 지나서야 드디어 산토냐행 선착장을 알리는 푯말이 등장하고,


batch_14_4bgUd018svc1djgdt72h6g6j_wocx9r.jpg

선착장 푯말을 지나고도 모래사장을 한참 걸으면

#산토냐 Santoña 로 건너가려는 순례자들의 긴 행렬이 보인다.

산토냐로 건너와선 곧장 도심을 빠져나가 국도를 따라 걷다가

베리아 해변Playa de Berria 이 끝나는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언덕? 낮은 산등성이를 오른다.



길이 좁고 거칠다.

batch_14_5bgUd018svc1nz6ordh9h4d6_wocx9r.jpg
batch_14_6bgUd018svc1wqivv1qrr2tf_wocx9r.jpg

바람도 무지 세고, 안전바가 없어서 좀 무서워하며 걸었던 기억.


호주 출장 중 구입해서 출장마다 쓰고 다녔던 정글모자를 이곳에서 잃어버렸다.

바람에 날아갔는지... 정신없이 이 언덕을 내려와서 보니 행방이 묘연 ;


batch_14_7bgUd018svc1t6kdju3qxhe6_wocx9r.jpg
batch_14_8bgUd018svc1207lnr5fc41r_wocx9r.jpg

길 바로 옆으로 베리아 해변이 한눈에 펼쳐지고,

batch_14_8bgUd018svc1wqgtfpjfqe27_wocx9r.jpg

뒤돌면 내륙지역까지도 훤히 보이는데...

오전 내내 혼자 걷다가 이때 처음 누군가 나타났다.

batch_14_9bgUd018svc9kvvxwxkab6h_wocx9r.jpg

아빠한테서 받았다는 태양광충전지를 배낭에 걸고 다니던,

스무살 이사벨라.


그 앞엔 바르셀로나에 산다는,

훤칠한 키의 가수지망생 마르코가 있었는데 사진에선 실종 상태.


이들 덕에 좀 덜 헤매고 무사히 언덕을 내려갔다.

batch_14_abgUd018svc1fsaqy0s61j1u_wocx9r.jpg
batch_14_bbgUd018svc1gu2un5qd4q0w_wocx9r.jpg

이후는 해안을 벗어나 내륙을 걸어 구에메스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이 구에메스Güemes 가 또 유명한 곳이다.

아무 정보없이 지도만 보며 걸었지만,

며칠 전부터 비슷한 속도로 걷던 사람들이 구에메스에 대한 얘길 많이 하던 차,


구에메스는 깐따브리아 내륙의 작은 마을이지만 (집도 몇 채 없다.)

이곳, 알베르게가 일부러 찾아서도 올만큼 유명한 곳이었던 것이다.





2. #북쪽길 #전설의알베르게


batch_1IMG_5780.png

#구에메스알베르게

Albergue de Peregrinos de Guemes .


부제가 있다.

Albergue La Cabaña del Abuelo Peuto.

뻬우또 할아버지의 오두막 알베르게.


이름부터 정겨운 곳.

batch_1IMG_5782.png

1층 홀?로 가장 먼저 안내받고, 알베르게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들었다.


공동 디너를 제공할 거고,

그 전에 홀에서 잠시 모일 거라고 설명들은 다음,

곧바로 방 배정.


요금은 정해지지 않았다.

기부제로 운영되는 곳이니 내일 아침식사까지 제공받은 후,

성의껏 내면 된다고.


마치 우리 서비스를 한번 지켜봐라-는 듯한 분위기랄까. ㅋ

batch_1IMG_5786.png

괜찮다고 했는데도.. 무거운 배낭 픽업 서비스.


짐 풀고,

씻고,

잠시 누워 있으려니 어느덧 모임 시간.

batch_1IMG_5788.png
batch_1IMG_5801.png

넓은 홀에 모든 순례자가 모였다.

중간에 서 계시는, 흰머리 할아버지가 이 알베르게를 일구고 다듬어온 부스띠오 Ernesto Bustio 신부님.


순례자 중 스페인어 가능한 사람이 즉석 통역을 맡고,

알베르게 연 계기와 그간의 히스토리, 활동 등을 들려준다.


얘기가 너무 긴지,

batch_1IMG_5803.png

아이폰 들이밀었더니 바로 반응하는 수잔과 시몬느 언니.


이후로도 30분은 더 스피치가 이어졌다.

신부님은 10분 안팎으로 그쳤으나

알베르게 실무를 담당하시는 듯한 분이 아주 길~게

스페니시 특유의 바디랭귀지를 섞어, 다소 과장되게 얘기를 이어갔고

정부나 지방의 어떤 지원 없이,

순례자들의 기부금으로만 운영되는 곳이다, 를 다소 강조하는 걸로 맺음했다.

batch_1IMG_5819.png

이후 곧바로 이어지는 저녁 식사.


낯선 아주머니들 틈에 끼어 다소 어색한 그레이스 ㅋ

batch_1IMG_5820.png
batch_1IMG_5830.png

저녁 먹고선 삼삼오오 모여 담소하고,

누군가는 담배도 피고,

여유로운 저녁 시간을 즐긴다.

batch_1IMG_5835.png

워낙 큰 곳이어서... 다른 숙소 동도 둘러보고

batch_1IMG_5836.png

여긴 저녁마다 신부님이 몇 순례자들 모아 얘기한다는데....

주제는 매번 달라진다고.


이땐 남자 순례자만,

젊은(20대 안팎의) 유럽 사람들을 소집한 상태.

batch_1IMG_5846.png

건물 뒷편으로 입구가 있는 다른 숙소동을 기웃기웃.

batch_1IMG_5847.png

수잔과 어머니 등 얼굴 익은 독일 순례자들이 머물던 곳.


알베르게를 다 돌아보곤 동네를 한바퀴 돌았다.


산 중턱에 있는 작은 마을이고,

주변에 염소와 양, 소 키우는 농장들 밖에 없어 조용하다 못해 한적하고,

한적하다못해 외롭다 싶었는데... 알베르게로 돌아오니

그 낯선 곳에서도 아는 얼굴이 있다는 데서 묘한 위로도 받는...

그런 저녁이었다.




코로나로 자의반타의반 여행과 멀어져 사는 동안 잊고 지내다가
여행이 마냥 즐겁고 신나기만 한 건 아니었다는 게 다시 기억났다.


출장엔 사진기자랑 둘이서,

개인여행엔 거의 혼자 다니는 편이라 더 그런 것 같지만

그렇게 혼자 떠난 곳에서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인연을 쌓고...

그렇게 낯선 곳에서 일어나는 어색한 순간들이

그토록 사랑해 마지 않는 여행의 단면들이었다는 것 역시 오랜만에 깨닫는다.



#산티아고순례길 #까미노준비 #까미노루트 #순례준비 #산티아고순례길가는법 #카미노준비 #순례길코로나소식 #카미노산티아고 #까미노뉴스 #스페인코로나상황 #까미노락다운 #스페인코로나 #스페인코로나현황 #북쪽길알베르게 #알베르게 #북쪽길숙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