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할 수 없는 시대의 공포

Fear of the Dark - Iron Maiden

by 로디 폴
예측할 수 없는 시대의 공포
Fear of the Dark - Iron Maiden / Fear of the Dark / 1992


AI가 불러올 미래에 관한 신문 기사를 읽는 중, 알고리즘의 추천을 타고 흐르는 노래 한 곡이 귀에 들어왔다. 노래의 제목은 <Fear of the Dark(어둠의 공포)>. 영국의 전설적인 헤비메탈 그룹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이 1992년 발표한 노래로, 어둠 속에서 느끼는 인간의 불안과 공포를 생생하게 노래한 곡이다. 이 노래가 갑작스레 뇌리에 꽂힌 이유는, 이 노래의 불안과 공포가 지금 우리가 느끼는 미래에 대한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언 메이든의 대표적인 명곡으로 꼽히는 <Fear of the Dark>는 당시 헤비메탈 음악이 자주 차용하던 중세적인 신비로움과 괴기스러움을 대중적인 멜로디와 강렬한 비트에 담아낸 곡이다. 브루스 딕킨슨(Bruce Dickinson)의 극적인 보컬과 트윈 기타가 뿜어내는 웅장한 사운드를 듣다 보면, 마치 안개 자욱한 영국 어느 도시의 뒷골목이나, 유령이 나올 듯한 오래된 성이 그려진다.


그러나 이 노래를 들으며 느끼는 감정은 단순히 공포 영화 속 미장센을 뛰어넘는 현실성에 닿아 있다. <Fear of the Dark>에 담긴 음산한 거리, 짙게 깔린 어둠 그리고 홀로 서 있는 ‘나’는 인간의 심연에 자리 잡은 가장 원초적인 공포를 떠오르게 한다.


사실 우리가 이토록 어둠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어둠이야말로 ‘비가시성’과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미지의 시공간이기 때문이다. “무언가 항상 그곳에 있는 것 같은 두려움”이라는 반복되는 가사처럼, <Fear of the Dark>가 말하는 공포는 눈앞에 실재하는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보이지 않기에 더 쉽게 자라나는 감정이다. 어둠은 그저 배경일 뿐, 진짜 두려움은 그 안에서 스스로 만들어내는 상상에 가깝다.


<Fear of the Dark>는 어둠을 마주하는 인간의 내면을 숨김없이 표현한 것만으로도 이미 매력이 넘치는 곡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다시 듣는 “어둠의 공포”는 ‘알 수 없는 미래’와 ‘사회적 고립’이라는 추상적이지만 더없이 강력한 현대의 불안으로 치환된다. 그래서 이 노래는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지극히 현대적인 불안과 너무나 절묘하게 만난다.


지금 우리는, <Fear of the Dark>가 노래한 어둠과는 달리 그 어느 때보다 환한 빛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새벽이 되어도 꺼지지 않는 거리의 불빛, 현대인의 눈길이 가장 오래 머무는 스마트폰과 모니터의 화면까지. 또한 우리가 잠든 순간에도 촘촘히 얽혀 깨어 움직이는 인터넷 연결망은 새로운 세계를 비추는 또 다른 창으로 빛난다. 그로 인해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많은 것을 보고, 더 빠르게 정보를 접하며, 더 투명하게 연결된 세상을 만끽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느끼는 불안과 공포는 줄어 들었을까? 불행히도 우리는 여전히 “어둠 속을 홀로 걸으며 느끼는 낯선 두려움”을 안고 살아간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미래’야 말로 ‘비가시성’과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또 다른 ‘어둠’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빛 속에서, 연결 속에서 그리고 끊임없이 갱신되는 정보 속에서 다른 형태로 변주되고 있을 뿐.


인간의 노동과 창의성을 대체할 AI 기술의 폭발적 진화를 선전하는 말들이 쏟아지고, 기술의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는 산업 전환의 구호가 사회를 일체화했다. 우리가 최선의 정치체제로 여기던 ‘민주주의’가 ‘권위주의’에 속절없이 짓밟히고, 생존의 보루인 생태계가 ‘기후위기’와 ‘펜데믹’의 공포 앞에 위태롭다. 주식과 코인의 차트에 인생이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고, 타인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과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고립감은 현대판 '어둠의 공포'를 완성하는 퍼즐 조각이다.


결국 기술이 아무리 세상을 환하게 밝혀도 인간 내면의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불안과 공포는 더 정교해졌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Fear of the Dark>는 묘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공포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그 한복판을 당당하게 걸어가기 때문이다. 바로 그 솔직한 감정의 공유야말로 수 십년간 전 세계의 공연장에서 수 만명의 떼창을 이끌어 온 힘이다.


세상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 나로서는 알 방법이 없다. 그러나 AI가 예견하는 불확실한 미래와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삶의 파고 앞에서도, 우리는 이 노래의 강렬한 기타 리프처럼 당당하게 나아갈 권리가 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그 어둠 속에서 걸음을 멈추지 않는 용기다.



https://youtu.be/TDNtBn_1elc?si=U7V6o78RkMlxEMW5

Fear of the Dark


I am a man who walks alone
And when I'm walking a dark road
At night or strolling through the park

When the light begins to change
I sometimes feel a little strange
A little anxious when it's dark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I have a constant fear that something's always near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I have a phobia that someone's always there

Have you run your fingers down the wall
And have you felt your neck skin crawl
When you're searching for the light?
Sometimes when you're scared to take a look
At the corner of the room
You've sensed that something's watching you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I have a constant fear that something's always near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I have a phobia that someone's always there

Have you ever been alone at night
Thought you heard footsteps behind
And turned around and no-one's there?
And as you quicken up your pace
You find it hard to look again
Because you're sure there's someone there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I have a constant fear that something's always near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I have a phobia that someone's always there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Watching horror films the night before
Debating witches and folklore
The unknown troubles on your mind
Maybe your mind is playing tricks
You sense, and suddenly eyes fix
On dancing shadows from behind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I have a constant fear that something's always near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I have a phobia that someone's always there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I have a constant fear that something's always near
Fear of the dark, fear of the dark
I have a phobia that someone's always there

When I'm walking a dark road
I am a man who walks al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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