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길을 잃은 우리에게 지도를 건네는 법

복잡함 속에서 길을 찾다

by 파도비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던 경험, 다들 한 번쯤 있지 않나요? 제게는 얼마 전 떠나기로 마음먹은 3일간의 가족 여행 계획이 그랬습니다. 항공권 예약, 숙소 선정, 맛집 리스트업, 아이들을 위한 체험 활동까지. 해야 할 일들이 머릿속에서 뒤엉켜 거대한 벽처럼 느껴졌죠. 바로 그때, 저는 AI 에이전트의 '계획 디자인 패턴'이라는 개념을 만났고, 복잡하게만 보였던 문제에 선명한 길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에이전트의 특징 중 하나는,
주어진 과업을 완수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이 당연해 보이는 문장이 제게는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것을 넘어, 스스로 길을 설계하는 존재라니. 오늘은 그 놀라웠던 첫 만남과 AI 에이전트가 어떻게 우리를 위해 똑똑한 지도를 그려주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1. 거대한 벽을 조약돌로 나누는 지혜

여행 계획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벽을 이루는 조약돌들을 하나씩 분리해보는 것이었습니다. '비행기 예약', '숙소 예약', '교통편 예약', '활동 계획'처럼 말이죠. 놀랍게도 AI 에이전트의 계획 디자인 패턴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합니다.


"계획 디자인 패턴은 AI 에이전트가 더 복잡한 작업을 구성하는 하위 작업 목록을 작성하도록 함으로써, 계획 과정을 더욱 명확하게 만든다."

복잡한 문제를 잘게 나누는 것. 이것은 비단 AI만의 지혜는 아닐 겁니다. 하지만 AI 에이전트는 이 과정을 체계적이고 자동화된 방식으로 수행하며,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까지 짚어냅니다. 막막했던 과업이 관리 가능한 작은 조각들로 나뉘는 순간, 비로소 우리는 첫발을 내디딜 용기를 얻게 됩니다.



#2. 혼자가 아닌 '우리'가 될 때의 강력함

나누어진 조약돌들을 이제 옮겨야 합니다. 혼자서 모든 돌을 옮기는 것은 벅찬 일이죠. 이때 계획 디자인 패턴의 진정한 힘이 발휘됩니다. 바로 여러 에이전트와의 '협력'입니다.


"이 패턴이 진정한 효과를 발휘하는 곳은 여러 에이전트와 함께 일할 때이다."

여행 계획을 예로 들어볼까요? '항공권 전문가' 에이전트는 최적의 항공편을 찾고, '숙소 전문가' 에이전트는 "가족 친화적인 숙소"라는 저의 감성적인 요구사항까지 파악하여 가장 적합한 곳을 추천합니다. '맛집 큐레이터' 에이전트는 현지인만 아는 숨은 맛집 리스트를 만들어주죠. 각자의 전문 분야를 가진 에이전트들이 협력하여 하나의 완성된 계획을 만들어가는 모습은 마치 잘 조율된 오케스트라와 같았습니다.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시너지가 '우리'가 될 때 폭발하는 것입니다.



#3.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한 약속

오케스트라의 각 연주자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기 위해서는 모두가 같은 악보를 보고 연주해야 합니다. AI 에이전트들의 협력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에이전트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정해진 형식과 규칙을 따라야만, 다음 에이전트가 그 정보를 받아 원활하게 자신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LLM 자체의 기능을 사용하거나 다른 도구를 통해 에이전트의 출력을 구조화할 수 있다. 또한, 응답에 유효성 검사를 추가하여 다음 단계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저는 Pydantic과 같은 도구를 통해 데이터의 구조를 정의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보며, 이것이 단순한 기술적 절차가 아님을 느꼈습니다. 이것은 에이전트들 간의 '약속'이자,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 구조화되고 검증된 데이터는 단순한 정보의 나열을 넘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단단한 디딤돌이 되어줍니다. 덕분에 우리는 전체 계획이 삐걱거릴 걱정 없이, 각 단계가 순조롭게 이어질 것이라는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됩니다.



#4. 마음을 읽는 기술, 그 따뜻함에 대하여

제가 AI 에이전트 계획에 가장 감동했던 순간은, 기술의 정교함 너머에 있는 따뜻함을 발견했을 때입니다. 단순히 '예약'이라는 기능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넘어, 제 마음속에 있던 "가족 친화적인"이라는 추상적인 바람을 이해하고 계획에 반영해주었기 때문입니다.


"AI 에이전트를 사용하는 것의 강력함은 '가족 친화적인 숙소'나 '가족 친화적인 활동'과 같은 세부 사항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 가진 놀라운 자연어 이해 능력 덕분입니다. 정해진 값만 입력받는 딱딱한 API 호출 대신, 우리의 일상적인 언어, 그 안에 담긴 뉘앙스와 감정까지 읽어내는 것이죠. 기술이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려 할 때, 비로소 우리는 기술을 차가운 도구가 아닌, 따뜻한 동반자로 느끼게 되는 것 아닐까요?



길을 찾는 새로운 방법을 배우며

AI 에이전트의 계획 디자인 패턴을 알아가는 여정은, 제게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관점을 선물했습니다. 거대한 문제를 작은 단위로 나누고, 각 분야의 전문가(에이전트)에게 맡겨 협력하게 하며, 그 과정이 원활하도록 명확한 소통의 규칙을 정하는 것.

어쩌면 이것은 비단 AI의 세계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속 수많은 문제들 앞에서, 우리 역시 더 나은 지도를 그려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기술의 발전이 우리에게 건네는 이 똑똑한 지도를 들고, 당신은 어떤 새로운 길을 떠나보고 싶으신가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나의 첫 AI 에이전트는 왜 길을 잃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