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자 82%가 팀장 때문에 퇴사

"팀장님이랑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by 로빈코치

혹시 이런 적 없으세요?


"일 잘하니까 팀장 시켰는데, 팀원들이 하나둘 나가고 있어요.""승진 축하한다고 저녁 먹고, 3개월 뒤엔 '관리가 안 된다'고 면담하고."실무 역량 하나는 끝내주는데, 막상 팀장 달아주니까 혼자만 열심히 일하는 분. 주변에 한 분쯤 계시지 않나습니까?


저도 인사팀장 시절, 상반기 평가 끝나면 그룹사 전체 핵심인재 회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인사팀장들끼리 나누는 은어가 하나 있었죠.


"그 부장님, 젖은 낙엽 아닙니까?"


IE000823138_STD.jpg 오마이뉴스


빗자루로 아무리 쓸어도 안 쓸립니다. 오히려 바닥에 더 딱 달라붙어서 더 안 떨어집니다. 그만두라고 신호를 보내도, 본인은 모르거나 무시하거나. 그게 젖은 낙엽입니다.


문제는 대기업은 그래도 어디 한구석에 숨길 수 있는데, 중소기업은 그게 안 된다는 거입니다. 썩은 사과 하나가 상자 전체를 망가뜨리듯, 리더 한 명 잘못 세우면 조직 전체 생산성이 그 사람 수준으로 하향 평준화돼 버립니다.




실무 잘하는 사람 = 좋은 팀장? 천만의 말씀


작년 가을, 한 제조업체 대표님이 찾아오셨어요.

"로빈 대표님, 우리 회사 핵심 인력 3명이 한 달 사이에 동시에 나갔어요. 다들 5년 이상 근속한 사람들인데, 이유를 물어봤더니 하나같이 '팀장님 때문에'래요." 그 팀장은 실무 능력만큼은 회사 최고였대요. 납기 안 지킨 적 없고, 품질 불량률도 가장 낮고, 야근도 마다 않고. 그래서 승진시켰는데 문제가 터진 거죠.


뭐가 문제였을까요?


5시 반에 "내일 아침까지 보고서 만들어줘" 하는 팀장.

"다 중요하니까 열심히 해" 하고는 우선순위를 안 정해주는 팀장.

팀원 역량은 파악도 안 하고 "알아서 해" 하다가 나중에 결과물 보고 화내는 팀장.

본인은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팀원들 눈에는 '독성 리더'였던 거였습니다.


대표님은 한숨 쉬며 말씀하셨죠.

"그 친구를 다시 실무자로 돌릴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대로 두자니 남은 팀원들까지 다 떠날 것 같아요.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는 그때 물었습니다.

"팀장 발령 내실 때, 원온원 미팅 하셨어요? 리더십 교육은요?" 대표님 표정이 굳더라고요. 당연히 안 하셨죠.


우리는 팀장을 '임명'만 하지, '만들지'는 않았던 겁니다.


지금 시대의 팀장 역할은 과거와 완전히 다릅니다. 예전엔 지시하고, 감시하고, 통제하고, 평가하면 됐습니다. 그런데 지금은요? 조정자예요. 코디네이터예요.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 같은 거죠. 지휘자는 소리를 직접 내지 않습니다. 대신 몸의 에너지와 표정으로 각 연주자가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만들죠. 팀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이걸 배울 기회가 없다는 것입니다. 개인으로 일할 땐 내가 관찰할 수 있는 팀장이 많지 않습니다. 노출량도 적고, 함께 코워킹하는 경우도 드물고. 그러다 갑자기 "너 이제 팀장이야" 하고 던져지는 거죠.


94644950.2.jpg 동아일보,‘내가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당신 때문이야…’ 직장인 퇴사 결심 이유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가 충격적입니다. 직장을 떠나는 이유 82%가 '상사 때문'입니다. 회사를 떠나는 게 아니라 상사를 떠나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도 내 직속 상사가 독성 리더면 나간다는 얘기죠. 그리고 직장에서 누구 눈치를 가장 많이 보냐고 물으니, 59.6%가 '팀장'입니다.. 대표는 3등입니다.. 그만큼 팀장의 영향력이 큽니다.




독성 팀장이 만드는 5가지 파괴 패턴


현장에서 관찰한 결과, 문제 있는 팀장들은 패턴이 비슷합니다.


첫 번째, 팀원 역량 파악 없이 업무를 던집니다.

"야, 알아서 해" 하고는 나중에 결과물 보고 화내요. 본인 기준에 안 맞으니까요.


두 번째, 미리 알고 있던 업무를 막판에 요청합니다.

5시 반에 "내일 아침까지 이거 만들어줘" 하는 팀. 맨날 야근하는 팀 있잖아요. 십중팔구 팀장 문제입니다.


세 번째, 업무 우선순위를 안 정해줍니다.

일을 쫙 깔아놓고 "다 중요해, 열심히 해" 그러면 팀원은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죠.


네 번째, 팀원들과 대화를 안 합니다.

일대일 미팅? 그게 뭐죠? 커뮤니케이션이 약하니까 문제가 생겨도 모르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 긍정적 피드백을 안 합니다.

"팀장님한테 칭찬받은 게 언제였더라?" 생각해보면 3년 전. 인정과 격려가 없으니 팀원들 동기부여가 될 리 없죠.

이 다섯 가지는 사실 개인으로 일할 때는 배우기 어려운 지점들입니다. 그런데 팀장 되자마자 이걸 다 해야 합니다.


432ffe78e4864e88f7d27ab8b39d527a.jpg 노동OK,직장인 70% “직장 내 불필요한 회의 많다”




직급 vs 직책, 제대로 구분하고 계신가요?


많은 회사가 헷갈려하는 게 있습니다. 직급이랑 직책이요. 군대로 치면 직급은 이병, 일병, 상병, 병장... 이렇게 올라가는 것입니다. 한 번 올라가면 내려갈 수 없죠. 이게 '하방 경직성'입니다. 그래서 뭘 기준으로 올려야 돼요? 역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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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량은 한 번 올라가면 안 내려갑니다. 자전거 타는 법 배웠는데 갑자기 못 타게 되나요? 안 되잖아요. 그래서 역량 기반으로 직급을 올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직책은 달라요. 팀장, 부서장, 본부장, 이건 '발령'입니다. 호남 지사장 발령 냈다가 지사 철수하면 어떻게 돼요? 서울 본사로 올라오죠. 그럼 지사장 아니잖아요.


그런데 현실은요? 직급이랑 직책을 섞어서 씁니다. 주임, 대리, 팀장, 차장, 본부장... 이렇게 만들어놓으니까 직책이 없고 직급만 있는 회사가 되는 것입니다. 이 사람한테 책임 못 주겠는데 오래 일했으니 퇴사할 것 같아? 그럼 직급이라도 올려줘서 붙잡아요. 그래서 차장인데 팀원인 사람이 생기는 거죠. 나중에 훌륭한 신입이 와서 그 밑에 붙으면? 다 떠납니다. 인간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 밑에서 일 안 합니다.




좋은 팀장 뽑는 단 두 가지 기준


완벽한 사람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불가능합니다. 날개 달린 호랑이를 찾는다고요? 날개가 있으면 육중한 몸은 없어야 맞습니다.. 날개로 승부할 거면 발톱으로는 못 싸우는 것입니다.


팀장 뽑을 때 딱 두 가지만 보세요.


첫 번째, 개인 성과 역량.

해당 분야에서 실무적으로 탁월한가? 프로페셔널한가? 이게 기본입니다.


두 번째, 성품.

다른 사람이 믿고 따를 만한 요소가 있는가? 겸손, 용기, 사랑, 열정, 온전함.

에드 샤인의 『겸손한 질문들』에 나오는 요소인데요, 이 다섯 가지가 있으면 사람들이 따라옵니다. 직장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 사람과 함께 일하고 싶은가'입니다. 아무리 실력이 좋아도 성품에 문제 있으면 팀은 무너집니다.




팀장 임명하고 끝? 진짜는 그다음이에요


신입 팀장을 에이스 팀장으로 만드는 방법, 복잡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딱 하나예요. 역할이 바뀌면 새로운 교육이 필요하다. 팀장 발령 내고 "알아서 잘 해봐" 하면 안 됩니다. 진짜 리더로 만들어줘야 합니다.


크게 세 가지만 챙기세요.


첫 번째, 원온원 미팅.

이게 포인트입니다. 모든 일에는 특정 시점에 하면 열 배 효과 나는 순간이 있습니다. 너무 빨라도 안 되고, 너무 늦어도 안 돼요. 입사 직후, 승진 직후, 직책 발령 직후. 이때 대화하면 평소 같으면 잔소리로 들릴 말도 인사이트가 됩니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됩니다. 경영자가 생각하는 팀장의 역할을 명확히 얘기해주세요. 팀원 개개인의 강점 파악하고, 성장 과제 던져주고, 관리하는 게 팀장입니다.


두 번째, 외부 리더십 교육.

회사 안에서만 배우면 한계가 있습니다. 밖에 보내세요. 팀장 스쿨, 리더십 교육, 뭐든 좋습니다. 전문가한테 배우고, 다른 회사 팀장들 만나서 고민 나누고 오면 달라집니다.


세 번째, 작은 성공 경험.

3개월 안에 작은 성공 하나는 경험하게 해주세요. 목표 하나 잡아서 달성하고, "아, 내가 팀장으로서 이런 걸 해낼 수 있구나" 느끼게 해줘야 합니다. 그게 자신감이 되고, 다음 성과로 이어집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여쭤볼게요.


지금 우리 회사는 팀장을 어떻게 뽑고 있나요? 연차로 뽑나요, 성과로 뽑나요? 뽑고 나서 방치하나요, 키워주나요? 섣불리 직책 주지 마세요. 한 번 올린 직급, 한 번 준 직책은 내리기 정말 어려워요. 도저히 해체할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신중하게 뽑고, 제대로 키우세요. 팀장 한 명 잘못 세우면 82%가 떠나지만, 팀장 한 명 제대로 세우면 조직 전체가 살아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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