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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que H Sep 06. 2024

간신배에 둘러싸인 대표

눈과 귀를 막은 자들을 방치한 결과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참 다양한 인간 군상을 만나기 마련이다.


그중 가장 악질적인 유형은,

단연 간신배일 것이다.


이들은 자신을 충심으로 포장하며,

둥지에 침입한 뻐꾸기마냥 충성을 다하는 직원들을 몰아내고,

대표의 눈과 귀를 가려 끝내는 아무것도 보지도 듣지도 못하게 만든다.




이들은 성장하고 있는 기업에 기생하는 일이 많다.


이들 스스로는 뭔가를 이뤄낼 수 있는 능력이 없기에,

이들은 반드시 이들을 먹여 살릴 숙주가 필요하다.


작은 기업은 이들의 허영심을 충족할 수 없고,

완성된 기업은 파고들기 어렵다.


결국, 이들은 성장하는 기업에 살며시 침투하여 기회를 노린다.




처음, 이들은 친절함과 상냥함을 가장한다.

힘들게 기업을 성장시키는 핵심 인력에 접근하고,

종래에는 대표에게 접근하여 달콤한 말을 속삭인다.


"당신의 판단은 정확하다. 이렇게 대단한 기업을 만들고 있지 않는가?"

"난 당신에 충성하겠다. 난 당신처럼 대단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렇게 대표의 눈과 귀에 달콤함을 바르며,

서서히 대표를 장님이자 귀머거리로 만들어간다.




사실, 이들을 물리칠 기회와 시간은 충분하다.

아무리 급작스럽게 성장하고 있어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은 회사라도,

성장하는 회사에는 회사를 위해 움직이는 진정한 충신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 직원들은 종국의 순간까지 대표의 정상적인 판단을 위하여 쓴 말을 아끼지 않는다.

 

이 순간이 저 치들에게 잠식당하기 전 대표가 마지막으로 회생할 수 있는 기회이다.

아첨은 바이러스와 같아 숙주 안에서 끊임없이 증식하는데,

이들의 증식을 막아낼 순간을 놓치거나, 이 증식을 차단할 약을 잃는다면,

조직은 순식간에 바이러스에 점염되고야 만다.


이렇게 감염된 조직은 결국 거대한 암세포가 되어 대표의 눈과 귀를 가리고야 마는 것이다.




이렇게 무너지는 대표 곁에는 더 이상 충신이 남지 않는다.

충신을 내치고 간신배를 선택한 것은 애당초가 대표였기에 이들이 떠나는 것은 배신이라 할 수도 없다.


종국에는 간신배들은 새로운 숙주를 찾아 떠나가게 되며,

대표는 무너진 과거의 영광의 잔해 속에서 끊임없이 절망하게 된다.


스스로의 힘으로 힘겹게 간신배 모두를 물리치더라도,

자신의 수족을 모두 잃은 대표는 깊은 고통의 순간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달콤한 말에 제발 속지 말자.

달콤한 것들 중 지나쳐서 몸에 좋은 것은 없다.


성장하는 회사에서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문제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면,

이는 당신의 눈과 귀가 멀었거나,

누군가 당신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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