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샤샤를 잃어버렸었다.

250617

by 광년이싸롱

샤샤는 이렇게 잘 달리는 강아지다. 어림잡아 오십 미터쯤 되는 강아지운동장을 다섯 번 점프해 끝까지 가곤 한다. 고양이를 보면 순식간에 튀어나가기도 한다.

생긴 것만 봐도 정말 잘 달리게 생겼다.


이런 샤샤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


그날도 샤샤를 눈에서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평소엔 샤샤가 캠핑장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 세 걸음 뒤에서 쫓아다녔다. 다만, 그날은 샤샤가 돌아다니지 않고 일광욕을 하고 늘어져있기에 나도 좀 마음이 늘어졌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딱 좋은 기온. 따뜻한 햇살, 푸른 하늘과 하얀 구름이 완벽하게 아름다운 오후였다.

친구들과 이쁜이네 마당에 모여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보름이는 내 품에 졸고 있는 평화로운 때였다.

”아, 정말 평화롭다.”

시원한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가자 맥주를 테이블에 놓고 잠들려는 보름이를 고쳐 안았다. 그리고 운동장 한가운데에 고고히 앉아 일광욕을 즐기던 나의 샤샤를 눈으로 좇았다.


“샤샤가 어디 갔지?”

마냥 늘어져있던 샤샤가 보이지 않아 나는 보름이를 옆자리의 언니에게 주고 샤샤가 앉아있던 자리로 다가갔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활짝 열린 출입문이었다.

출입문만 덩그러니 열려있고, 아무도 없었다. 샤샤도 없었고, 순간 너무 놀랐다.


“샤샤야, 어디 있어? 샤샤 엄마 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샤샤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자 마음이 점점 다급해졌다. 맥주를 마시며 보름이 안고 있는 언니에게 다가갔다.


“언니, 샤샤를 찾아야겠어. 문이 활짝 열려있는데 샤샤가 안 보여.”


모여서 함께 맥주를 마시던 친구들 모두 일어서 샤샤를 찾기 시작했다.

우리는 모두 목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샤샤를 찾는 우리들 소리에 다른 캠퍼들도 하던 일을 멈추고 모두 무슨 일인지 고개를 내밀었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밖으로 나가 흩어졌다. 캠핑장 앞으로 있는 저수지로 간 사람도 있고, 뒤로 있는 산으로 간 사람도 있었다. 차를 몰고 멀리까지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에게도 부탁하지 않았지만, 모두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샤샤를 찾아 나섰다.


온 캠핑장의 모든 캠퍼가 총출동했다. 차량 네, 다섯 대가 밖으로 나갔다.

나는 다들 밖으로 샤샤를 찾아 나서기에, 혹시 모른다는 희망으로 텐트들을 들어가 보기 시작했다.

개별 울타리가 쳐져있는 사이트들이지만, 늘 넘어 다니는 샤샤이니까, 어디로 들어갔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허락도 구하지 못하고 텐트 안을 들여다봤다.

절반 정도의 사이트를 들여다보고, 심장이 울렁거리는 즈음, 샤샤가 입고 있던 핑크색 옷이 얼핏 보였다.

샤샤야! 소리치며 우레탄 창을 젖혔다. 찾은 줄 알고 기뻐했다가 구겨진 이불이란 것을 알고는 그때부터 울음이 터져버렸다.


샤샤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던 텐트들을 다 돌고도 샤샤가 없자, 캠핑장 안에는 없고 밖으로 나갔다는 확신이 들어 어지러웠다. 발길이 닿는 대로 여기저기 수풀을 헤치고 미친년처럼 뛰어다녔다.


30분을 찾았지만 찾지 못했다. 나갔던 차들이 하나 둘 돌아들어 왔다.

설이언니는 랜턴과 운동화가 있는지 찾았다. 산으로 들어갔고 해가 지면 필요하다면서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소리가 들렸고, 혼이 빠져서 나는 갈 곳을 정하지도 못했으면서 캠핑장 밖으로 나갔다.


산으로 올라가는 골목을 들어서려는데 골목 안에서 나오는 차가 보였다.

그 차의 보조석 쪽 창문이 내려지면서 언니가 울며 소리쳤다.

“이쪽에는 샤샤가 없어!”

절망스러운 울음이 허공에서 메아리로 울려 사라지는데 샤샤가 내 인생에서 없던 것처럼 사라질까 두려움이 날 덮쳤다. 그래도 난 골목으로 들어섰고 내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 산에서 내려오던 가온이네 아빠가 “이 위로는 없어요.”라고 처연하게 소식을 전했다.

산으로 들어서는 골목에서 ‘혹시 노루를 따라갔나. 고양이를 쫓아갔나..‘싶은 마음이 들어 샤샤가 다치지 않았길 바랐다.


저 멀리서 메아리처럼 ”샤샤 찾았어요. “ ”샤샤야!”하는 탄성이 들려왔고 난 마구 뛰기 시작했다.

슬리퍼가 벗겨져 손에 쥐어들고 뛰었다. 뛰다가 구르기도 했는데 아픈 줄을 몰랐다.

캠핑장을 들어서는데 저 한쪽에 친구가 샤샤를 안고 있는 것이 보였다. 샤샤를 보자마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엉망이던 얼굴을 손으로 닦아내며, 주저앉았다 일어서며 샤샤를 받아 안아 들었다.


샤샤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똘망똘망한 눈으로 날 바라봤다.

한없이 무해하고 백치미가 흐르는 얼굴로 내 눈물을 핥아줬다.


쌀자매네, 텐트 내실. 침대 위 이불속에서 간식을 훔쳐먹고 나온 정황을 나중에 발견했다.

정신이 들고 보니, 그 집의 거실은 간식통을 열려고 분주히 노력한 흔적과 침대 위 간식 부스러기가 흩트려져 있었다.

그 텐트에도 내가 들어가 봤었는데, 내실은 보지 않고 전실만 봤던 것 같다. 너무 정신이 없어 평소 깔끔한 쌀자매네 전실이 흐트러져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었다.


평소 샤샤를 너무 예뻐해 아들이라고 부르는 쌀자매는,

“샤샤는 그냥 자기 집에 가서 간식 먹고 쉬었을 뿐이야.”라고 농담을 했고 사람들은 웃었다.


사방을 울면서 뛰어다녔던 내가 부끄러우면서도, 그냥 부끄러울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가끔 샤샤가 말썽을 부리거나 힘들게 하면, “나가 살아!”라고 할 때가 있었다. 말이 씨가 돼서 샤샤가 나가버리면 큰일이라, 그 뒤론 절대 그 말을 하지 않는다.

샤샤야, 어디 가지 말고 엄마랑 오래오래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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