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가 낳은 세 가지 그림자에 대하여
우리는 지난 여정 동안 수많은 빌런들을 분석하고, 그들과 싸우는 법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어쩌면 가장 슬프고, 가장 어려운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빌런과의 기나긴 싸움 끝에, 거울 속에서 우리가 그토록 혐오했던 빌런의 얼굴을 발견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것은 상처가 낳은 세 가지 그림자에 대한 기록입니다.
빌런과의 싸움에 지친 사람이 선택하는 가장 첫 번째 방어기제는 '회피'와 '단절'입니다. 특정 리더나 분위기를 주도하는 빌런과의 마찰이 계속되면, 우리의 영혼은 사포로 갈리듯 서서히 마모됩니다.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다", "더 이상 감정을 소모하고 싶지 않다"는 절박한 마음은, 결국 우리를 외부 세계로부터 차단하는 높고 단단한 벽을 쌓게 만듭니다.
저 역시 '외딴섬'처럼 지내왔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시작은 의식적인 결단이었습니다.
'이제 그 누구에게도 내 약점을 보이지 않겠다. 내 감정, 내 생각, 그 무엇도 공격의 빌미를 주지 않겠다.'
저는 출근과 동시에 이어폰을 꼈고, 점심을 아예 먹지 않을 때도 많았습니다. 복도를 걸을 때는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탕비실에서 누군가 말을 걸어오면 단답형으로 대화를 끊어버렸습니다. 빌런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은 잠재적인 '적'으로 규정하고, 그들과의 모든 접점을 피했습니다. 그것이 나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처음에는 해방감이 느껴졌습니다. 더 이상 불필요한 대화에 에너지를 뺏기지 않았고,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는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평화는 곧 깊은 고독과 편집증으로 변질되었습니다. 저 멀리서 동료들이 모여 웃는 소리가 들리면, '내 험담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의심이 싹텄습니다.
누군가 호의를 보여도,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거지?'라며 그 이면의 의도를 먼저 찾았습니다. 저를 보호하기 위해 쌓았던 성벽은, 어느새 저를 가두는 감옥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고립은, 빌런에게 가장 완벽한 공격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제가 침묵하는 동안, 빌런은 저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껏 만들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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