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로맨스 소설: 뜨겁고 아찔한 사랑
재근은 평소와 다른 여유를 찾아 광주의 한 갤러리를 찾았다.
친구들이 극찬한 정진 화백의 전시회였다.
그림에 큰 관심은 없었지만, 입소문에 이끌렸다.
아니, 어쩌면 변화가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전시장은 한산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한 여자가 유독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원하게 탁 트인 하늘을 그린 풍경화 앞에 홀로 서 있는 여성.
단정한 원피스에 얇은 카디건을 걸친 그녀는 화려한 보석보다 더 빛나고 있었다.
재근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자신감 넘치는 걸음으로.
"이 그림, 어떤 느낌이에요?"
여자가 놀란 듯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눈동자는 맑은 호수처럼 깊었고,
당황함과 경계심이 공존했다.
"도발적이면서도...
평화롭죠."
그녀의 목소리는 낮고 깊었다.
재근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
수많은 여성들의 심장을 흔들었던 그가,
한 여자의 목소리에 심장이 요동쳤다.
"제 이름은 재근입니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대답했다.
"수민이라고 해요."
이름마저 그녀처럼 맑고 단정했다.